|
신의 이름...뭐 거창하게 적어놓기는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대략 막막하기만 하다. 어쨌든 한국의 크리스천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해묵은 논란거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그나마 쉬울 것 같다.
한국 기독교의 논란거리 중에서 이름과 관련된 논란거리라면 단연 신의 호칭에 대한 논쟁일 것이다. 아니 기독교에서 말하는 전지전능한 유일신의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냐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리라.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부르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라 부르는 이 유일신의 이름은 양 종교에서 뿐만 아니라 국어학계에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현재 한국 표준어 사전에 등재된 바로는 신의 이름은 '하느님'이라고 되어 있다. 아쉽게도 기독교 내에서 불려지는 '하나님'이라는 호칭은 표준어가 아니란다. 그래서 천주교와 기독교가 같이 번역한 공동번역 성경은 표준어인 '하느님'으로 신의 호칭을 통일하고 있다.
어쨌거나 기독교에서는 '하느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 대단히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인다. '하느님'이라는 호칭이 '하늘'+존칭어미 '님'의 결합으로 천주교의 텬쥬=천주(天主)님을 표현하는 아주 자연스런 한글적 호칭이기에, 하늘신을 섬긴다는 말도 안 되는 개념으로 거부하고 있다. 물론 개신교가 가지는 천주교에 대한 이단(교)적 거부감이 크게 작용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럼 기독교의 '하나님'은 어떻게 나왔는가? 대다수의 기독교인이 이해하는 바에 따르면 '하나님'이라는 호칭은 하나님은 유일하신 분이시고(수사 하나), 크신(형용사 한[고어]) 분이시라는 뜻에서 나왔다고 한단다. 국어학자들이 왜 이 논쟁에 대해 끼여드느냐...'어떻게 수사‘하나’에 존칭어미 '님'이 붙을 수 있냐?'라는 문제 때문이다. 어쨌거나 구전으로는 이렇게 주장한다지만, 실제로 '하나님'이라는 호칭 역시 '하늘'+'님'에서 온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말 성경이 번역되었을 때, 기초 자료로 참고했던 것이 원어 성경인 히브리어, 헬라어 성경이 아닌 2차 혹은 3차 번역물인 영어성경과 중국어 성경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하나님'이 영어로는 'GOD'이고 일본어로는 'かみさま(가미사마)'이다. 옛날 우리말 성경을 번역할 때 번역자들이 참고했던 중국어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上帝(샹띠)', 즉 옥황상제인 '하늘신'으로 이해하였다. 그렇기에 우리말 번역가들은 자연스레 하나님을 하늘에 있는 신으로 이해해 버린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알듯이 '하늘'이라는 우리말의 원형이 '한알(여기서 ㅏ 발음은 아래아이다)'이라는 것이다. '한알'이 '하날'로 바뀌게 되고, 다시 '하날(날의 ㅏ 는 아래아)'이 '하날/하늘'을 거쳐 오늘날 '하늘'로 굳어진 것이다. 이것은 마치 아들(子)이 아달로도 쓰였던 것과 비슷하다.
개역 성경에 처음 쓰였던 신의 호칭도 ‘하나(아래아)님’이었다. 그러다가 1952년 한글 맞춤법으로 ‘아래아’가 사라지면서 ‘하나님’으로 정해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번역상의 ‘지고신(至高神)’의 의미 보다는 후에 신앙고백적인 ‘유일신(唯一神)’의 의미로 굳어진 새로운 말이 되어 버린 것이다.
뭐 이것 가지고 신학자들이건 종교인이건 누구건 다투든지 또는 싸우든지 난 이 글에서는 관심 없다. 이 글에서 가장 관심가지는 것은 ‘예수’라는 이름이니까... 생각해보면 구약성경 전체를 통해 볼 때,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 준 적이 없다. 창세기에 보면, 셋의 아들 에노스의 시대 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남아있지 않다. 구약 성경 내에서 신을 지칭하는 단어는 ‘엘’이다. 이것이 하나님이건 이방신이건 말이다. 그나마 가르쳐 주셨다면 모세가 불타는 가시떨기 나무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 대답해주신 것인데,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라는 말은 이름치곤 너무 길지 않은가! ‘여호와’,‘야웨’라고 번역된 우리말 단어도 실상 영어성경에서는 죄다 ‘주(LORD)'로 통일된 것으로 볼 때 이것도 이름이라 하기에는 좀...
그런데 신약 성경에서 베드로는 참으로 희한한 말을 남겼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 4:12)
구원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이름을 주셨단다. 그것이 예수의 이름이란다. 이쯤되면 마태복음에서 천사가 예수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요한복음에 따르면 곧 하나님이신 예수. 그의 이름이 이 세상에 하나님께서 친히 알려주신 유일한 이름인 것이다. 얼마나 간단한가? 신의 이름이 아버지 따로 아들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인 ‘예수’라는 것이.. 그래서 하나님은 구약에서 그리도 자신의 이름에 대해 힌트를 주셨나 보다. 여호수아, 엘리사, 호세아, 이사야... 그 이름 모두가 예수의 이름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구원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이름인 예수를 그 뜻 그대로 ‘구원’이라고 하신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건 끝내주는 은혜다. 우리 나라에서 신의 이름을 가지고 ‘하나님’이냐, ‘하느님’이냐 논쟁하는 동안 예수의 이름만큼의 거의 세계 공통의 이름으로 통한다. 예수의 헬라어 발음이 '예수‘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의 이름이 고유 명사가 되어버렸기에 세계인은 모두 그의 이름을 동일하게 부른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예수를 ’야소‘라 부르고, 아랍어권에서는 ’이쏴‘로, 영어권에서는 ’지저스(예수스)‘로 부른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예수를 '예수’라 부른다. 그의 이름 예수는 어쩌면 바벨탑으로 언어가 혼란해진 우리 인생들에게 주신 바벨탑이전으로 아니...계시록의 모든 민족과 열방이 모여 부를 이름으로 주신 꽤 괜찮은 이름인듯 하다.^^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