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실 전체 수리관계로 교실에서 자습을 하게 되었다.
이럴때... 브레인 스토밍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버벅 일어나서, 칠판에다 '비'라고 크게 썼다.
자 떠오르는대로 지껴바바...몇 몇놈은 아예 엎드린다. 관심없다는 표정. 방관하는 자세. 흠~
우산...비옷...가수 비...하니까 고개를 쳐드는 놈이 생긴다.
태발이...왁자 웃음이 터진다. 실장녀석 별명이다. 자칭 '가수 비'라고 한다나...
그때 평소에 말없던 놈이 비光을 외쳤다. 우와...
고스톱...도박..라스베가스까지 나왔다. 마구 칭찬해준다.
비에서 라스베가스까지야...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담에 누가 말했노.
비...장마...태풍....핵폭탄.....장애인...
느닷없이,
고자....무정자증.....올챙이...난자....까지 나왔다.
꺅꺅거리던 교실에 드디어 생생한 긴장감이 감돈다.
내가 태연하게 계속해봐봐...하니까 용감한 녀석이 외친다.
콘돔...이번엔 모두다 눈물이 나게 웃는다...
계속해봐봐.....
$%$^&&*!@#$%$%^^&&*
거의 아수라장이 되도록 온갖 말이 다 나왔다.
나오는 대로 칠판에 게속 적어대니까 나중엔 저희들이 입을 다문다.
드디어 모두가 후끈 달아서 열기가 교실에 넘친다.
아이들도 신기한 듯 서로를 쳐다본다.
너희들 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보니 너무 재미있지않니?
비에서 출발해서 우리 모두가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해냈어.
어느새 칠판 가득히 우리가 내뱉은 단어들로 가득차있다. 아이들도 신기한 듯이 처음부터 자꾸 쳐다본다. 수업마치는 종이 울리자 옆반 애들이 슬슬 다가온다.
이녀석들이 지레 겁을 먹고 '빨리 지워'...라고 외친다.
우리 속의 생각들이 밖에 나오면 이렇게 위험한 것들이 많을까?
애들이 허둥지둥 지워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참 재밌다.
오랫만이다. 이 느낌.
비 덕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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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에는
다음의 4가지 규칙이 있다.
1. 다른 사람의 발언을 비판하지 않는다.
2. 자유분방한 발언을 환영한다. 몽상도 좋다.
3. 질보다 양을 중요하게 여긴다.
4.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무임승차한다.
- 가토 마사하루의《내 두뇌에 날개를 달아주는 생각의 도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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