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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강력추천-아.. 오랜만에 풀네임?으로 써본다. 사실 잠깐 '강추'의 '강'이 '강한'인지 '강력한'인지 잠시 헷갈렸다-으로 영화 <아홉살 인생>을 보았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깊은 공감을 느꼈는지는 매우 사적인 이유로 나도 십분 이해는 하지만, 나는 글쎄, 영화를 보는 내내 '애들이 너무 어른같이 논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감독(인지 작가인지)의 의도-아이들도 나름대로 만만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에는 백만분 동감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절대 부인할 생각이 없다.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참으로 볼만했다. 그러나.
원작의 대사를 그대로 살린 것인지, 각색에서 많이 손질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대사, 특히 우림의 대사나 편지글을 보면, 이건 아홉살 인생이 아니라 스물아홉살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뭔지 아지 못할(나중에는 명확해졌지만) 찝찝한 의혹은 결국 우림이 다시 서울로 전학을 가며 급우들에게 남긴 인사말과, 차마 떠나는 그녀를 바라보지 못해 광같은 곳에 처박혀 있던 여민에게 전해진 우림의 편지글에서 그 실체를 확실히 드러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어린 것이 속도 깊지. 여민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여민의 어머니이며 그 생각을 하니 자기가 두 번째라고 생각해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우림은 편지로 이야기한다.
사실 이런 아주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애정의 우선순위리스트에 대해서는 성인남녀조차도 자주 헷갈려해서 종종 분쟁의 원인이 되거나 심각하면 결혼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한 원인이 되곤 하는 것을 우리는 아주 많이 목도해오지 않았나. 어머니의 존재는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꾸지 못하는, 무엇으로 형언해야할지 감조차 오지않는 그 무엇이다. 우리의 아홉살 우림은, 그걸 굉장히 일찍 깨달았다. 어쩌면 그녀의 아버지의 부재가 그녀의 조숙함을 더욱 가속시켰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 전체를 폄하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이들도 나름의 진지하고 힘든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굳이 저렇게 너무나 어른같은 사고와 대사와 상황을 이용해야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그렇다. 뭐, 그럼 니가 찍어봐-라고 한다면 물론 할 말은 없지만서도 그래도 뭔가 좀 다른 것이 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 칼럼글은, 내 집이 열리는대로 다시 수거해가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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