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인생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 (렘 10:23) |
엊그제 이제 막 15개월이 된 아들 녀석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간만에 제주도 날씨가 온화해져서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었죠.^^
매번 날씨 탓 하며 집에 가둬두었던 아들과 아내는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ㅠ.ㅠ)
15개월된 아들 시우도 뒤뚱 거리며 걷습니다.
다른 분들 얘기로는 너무 무리하게 걷게 했다곤 하지만,
녀석에게 땅 밟는 기분을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
매번 밤 12시까지 칭얼대는 녀석을 피곤하게 하려는 맘으로 걷게 만들었습니다.
한참을 녀석의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문득 깨달았습니다.
녀석의 보폭이 매우 좁고, 게다가 뒤뚱거리기에 영 속도가 나지 않았거든요.
이러다가 집에 언제 갈려나 라는 생각에 확 유모차에 태울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침 차가 다니는 도로인지라 빨리 갈겸 해서 녀석을 목마 태웠습니다.
15개월치곤 제법 나가는 녀석의 몸무게가 그대로 목과 어깨를 누르더군요.
하늘과 더 가깝게된 시우는 뭐가 좋은지 이리 저리 둘러보며 저만의 세계에 빠지더랍니다.(아내 왈..)
그러면서 아내와 얘기한 것이 이겁니다.
| "때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도움을 더디 주시는 것 같고,
영 늦게 반응하시는 것 같을 때가 있었는데,
오늘 시우랑 걸어보니깐 알겠더라.
녀석의 보폭이 좁으니깐, 나도 시우랑 보조를 맞추기 위해 걷게 되고,
자연스레 속도가 안 나더라.
하나님도 우리랑 동행하실 때, 이런 모습이 아닐까?
우리랑 같이 걷기 위해서 우리 앞서 가시며 따라오라고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기 손 잡고 걷는 아빠처럼, 그렇게 우리랑 똑같이 맞추어 가시는 것이 아닐까?" |
우리의 걷는 걸음 때문에 하나님도 그분 자신의 속도가 아닌 우리와 맞춰 걸으시고,
우리가 멈춰 서면 같이 멈춰 서서 우리를 바라보며 우리가 다시 걸을 때를 기다리시는 것은 아닐까요?
그분과 같이 걷는다는 것은 그렇게 서로에게 맞춰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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