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올 초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무렵에 쓴 글입니다.
(나는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검을 주러 왔노라 - 예수)
사람들은 부도덕한 전쟁은 비난하면서 정작 부도덕한 문명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는다. 부도덕한 전쟁은 궁극적으로 그러한 문명이 낳은 결과가 아닌가.
오늘 아침에 TV를 보는데 이라크전에 대한 시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어서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이다(하기사 이런 의견만 편집해 방송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유는? 인류애 내지는 민족자결주의 차원..이 아니라 경제가 어려워서란다.
그렇다, 얼마나 솔직한 말이냐. 내 밥그릇에 바닥 보인다.. 전쟁 빨리 끝내라..-0-
난 이게 전혀 속되다거나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배가 불러야 문화고 예술이고 도덕이고 뭐고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어떻게든 어떤 모양새로든 전쟁은 빨리 끝나야 한다. 그러니까 위대한 미합중국이 이대로 물러설 일은 없으니까 후세인 니가 그냥 백기 들으란 말이다. 그래서 빨리빨리 상황종료하고 미국 시키는 대로 정권수립하고 빨리빨리 세계평화를 빙자한 세계경제에 기여하란 말이다. 먼 훗날 장갑차 바퀴 무게를 온 몸으로 느껴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근데 내 친구의 친구놈은 요즘 살 맛이 난다카대? 글마가 방독면 공장 하는데 24시간 풀가동이라 카더라. 중동아들 전부 우리나라 꺼 수입해간다대. 값 싸고 질 좋다면서..
이것봐라..? 아하~ 전쟁특수란 게 이런 거구나. 이거 생각이 달라지네-_-
후세인은 명백히 독재자다. 그가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배경에는 거의 아랍권의 반미전선의 선봉이라는 이미지 밖에 없다. 그 또한 유수 독재자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전횡과 폭거를 행사해왔다.
부시가 이라크 국민들을 독재정권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민주정권을 수립해 주겠다는 말이 꼭 억지논리만은 아닌 걸 알아야 한다. 내 말은 지금의 반전시위가 지향하는 바가 과연 진정으로 이라크 국민들의 인권을 위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시가 이라크로부터 손을 뗀다 치자. 그럼 지금 반전시위 하시는 분들, 이라크 국민들을 위해서 민주화 시위 해 줄텐가.
당연히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그 나라 일은 그 나라사람들이 알아서 해야지.
그런데 이런 논리를 80년 5월의 광주에 대입해 보자. 그때 세계여론들과 지구촌시민들이 우리에게 전혀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어야 했나. 그때 우린 그 어떤 강대국이(젠장, 그때도 미국밖엔 없나-_-) 이 땅의 인권상황을 알아주고 군사정권을 적절히 손봐주길 기대하지 않았나.
근데 지금 난 무슨 얘길 하고 있나. 반전시위 하잔 말인가, 하지 말잔 얘긴가.
내 얘긴 이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문명적으로 조망해보자는 것이다. 지금 누가 옳고 그르고가 어디 있냐는 말이다. 이미 부도덕한 문명틀 안에서 모두들 미필적 고의에 의한 공범들 아닌가.
이만 줄일까나. 내 밥그릇 채우러 가야 하거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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