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3월 12일 네띠앙
세상에서 가장 남는 장사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먹는 장사가 최고라는 사람도 있고 옷 장사가 최고라는 사람도 있겠죠. 최근에는 헬스클럽이나 병원, 피부미용 등 건강관련 장사가 큰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사들도 화폐를 찍어내는 장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만 원짜리 지폐를 한 장 찍는데 50원도 들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만 원짜리 한 장을 찍어내면 9만 9천 9백 5십 원이 남는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화폐를 찍을 때 정부나 발권업자(지금까지 발권업자가 정부가 아닌 경우도 많았습니다.)가 챙기는 이익을 '세뇨리지'(seigniorage)라고 부릅니다. 세뇨리지는 엄청나게 남는 장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50원 들여서 만원짜리 한 장 찍으면 만원짜리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장사가 어딨겠습니까? 이 때문에 지금까지 역사상 각국 정부가 이 세뇨리지를 남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려 시도한 적이 많았습니다.
(중략)
- 사상누각 위의 미국 경제(1) / 박종훈 KBS기자
윗글은 야후에서 '세뇨리지'를 검색해서 찾은 문서들 중 하나의 글입니다.
전문보기▶
http://cgi.kbs.co.kr/bbs/ezboard.cgi?db=newsoff&action=read&dbf=143&page=0&depth=1
지금부터 다 아는 얘기 저만 아는 것처럼 시작합니다.
세뇨리지 효과는 미국이 그간 그렇게 무역적자를 보면서도 장기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달러는 현재 전세계의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우리나라(600억불 현재)를 비롯한 세계각국이 너도나도 달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달러는 찍어내는대로 팔리는 가장 고부가가치 상품이고 미국은 현대판 대동강 장사꾼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달러가치가 하락하게 된다면 미국은 참으로 끔찍한 재정파탄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은 불보듯 이죠. 그런데 바로 이런 재앙을 시도하려는 나라가 바로 이라크입니다. 전세계에서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거래량이 큰 상품인 석유(oil)는 당연히! 달러로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것은 당연히 미국의 강력한 로비때문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라크가 바로 이러한 암묵적인 국제관행에 반기를 들기 시작하는데 자기네 석유의 거래화폐를 달러가 아닌 유로화로 바꾸려고 한다 이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라크의 석유는 중동 여러국가 중에서도 가장 질좋은 석유이며 매장량은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따라서 이라크의 행보는 세계석유시장에 막강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는 유로화가치 상승(달러가치 하락)을 동반할 겁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미국(행정부)이 이라크를 장악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이라크를 치려는 배경에는 단순히 무기시장 창출 뿐만 아니라 국가생존 때문에라도 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전자의 이유만이라면 어느정도 국제여론을 의식할지도 모르지만(솔직히 이것도 저는 상당히 순진한 시각이라고 봅니다만) 미국도 살기 위해서는 이라크를 자기 영향권 안에 둘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역사상의 모든 전쟁은 단순히 강자의 유희가 아니라 그 강자들도 필연의 생존수단이었다는 것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구조적으로 무한정의 연쇄자기확산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불치의 공룡병에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상의 현 문명 자체도 이미 그기에 깊이 감염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을 여전히 도덕담론의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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