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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은 금연"시도중"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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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런 말을 남겼다.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평생 참는 것이다."
참으로 정곡을 찔러제낀, 촌철살인에 비유할만 한 명문이다.
때는 94년, 멋모르는 신입생일 때, 호기심 반 오기(무슨?) 반으로 시작한 담배였다.
사실 오리지날 최초의 경험은 93년 여름, 수능 1세대라는 이상한 호칭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만만찮은 스트레스에 견디다 못한 여린 영혼이 그예 오라비의 방에 굴러 다니던 88(로 기억된다) 담배갑에서 몰래 한가치를 빼 내어 방으로 숨어들면서였다. 그리고 두 계절이 지나 그 겨울이 힘을 잃어갈 무렵, 나는 (적어도 학교에서는) 자유롭게 담배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자유의 상징이었으며 반항의 상징이었으며 전복의 상징이었으며 혁파의 상징이었으며....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에게는 그랬다. 남자 선배들은 희한하게도 담배에 대해선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이었으되, 손톱을 기르거나 거기에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화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의아스러워하며 왜 그러는지 질문을 하거나 심하면 하지 말라는 투의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것 또한 나에게는 불가해한 일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적어도 우리 과에서는 화장이 혁파의 상징이었으며 궁시렁 궁시렁.. 그랬던 것이었다.
다시 주제로 돌아오면.
난생 처음 이역만리 타국에서 생활하던 97년, 한 번의 금연시도가 있었고, 3개월 정도 성공했으나, 같이 살던 친구의 방해공작과 향수병에 시달리던 후유증으로 나는 다시금 담배가 내민 반가운 손을 되잡고야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이른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그 이후로, 그냥 말 버릇처럼 10주년이 되면 '끊어주겠다'라고 종종 공언했고,
정말로 만 10년이 된 올해의 봄 어느 날, 거짓말처럼 담배를 끊어버렸다.
2004년 3월 14일.
화이트데이라 외우기도 무척이나 간단하다. 나의 지인들은 모두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 (뭐, 아닌 사람도 있다..) 나 스스로도 몹시 대견하고 놀라울 정도로 수월하게 담배와 멀어져갔다. 전혀 고통스럽지도 않았으며 유혹을 느끼지도 않았다. 초반에는 술자리를 피해다녔고 어쩌다가 마시게 되는 날에도 그닥 괴롭지 않았다. 97년 첫 시도때 겪었던 금단현상?인 끽연몽?도 거의 꾸지 않았고, 한 달에 어쩌다 한 두번씩 꾸는 꿈도 예전과는 다르게 꿈속에서조차 담배를 피운 후에 몹시 후회하곤 했다. (97년도의 꿈에서 희희낙락, 너무나 좋아라 하면서 피워댔다..)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목이 아픈것도 싫었고,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한 다음날-솔직해지자- 아무리 양치를 해도 입에서 시궁창내가 나는 것도 진절머리가 났고, 목에 상시적으로 생겨나는 염증때문에 나도 모르게 나는 구취도 쪽팔렸고, 무엇보다도 "깨끗"해지고 싶었다. 냄새가 베고 폐가 검어지고 이빨에 니코틴이 끼고.. 갑자기 그런 것들이 너무너무 징그러워졌다.
게다가.
두 번째로 집을 떠나 멀리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아무래도 계속 끽연을 하게 된다면 그 양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늘어날 게 뻔했다. 담배값도 값이지만 그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득이 될 건 제로였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정답은 하나다.
금연은, 자기 자신이 '하고 싶다'고 깨닫기 전에는, 하나님 할아버지-죄송하다..이런 표현을 써서..-가 오셔도 절대 안된다. 즉, 남이 100만번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간혹 '사랑의 힘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연인이 강요해서가 아니라 연인을 위해서 스스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험 공부하다가 머리가...(드디어 국어 어휘력의 난조를 보이고 있다.. 적당한 말이 생각이 안난다.) 상태가 심히 안좋아져서 글이 이상하게 흘러갔지만, 결론은.
금연은 해도 좋고, 뭐 안해도 상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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