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3.1절의 거창하고 심오한 의미보다는
내일이 개학이라서
준비하는 심정이 더 앞선다.
거의 20년만에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것이라
초임의 심정으로 두근거림과 불안감이 교차된다.

어제는 먼곳으로 이사라도 하듯이
이불들을 몽땅 꺼내서 빨았다.
세탁기를 한꺼번에 두통을 돌렸더니
더이상 빨래 널 곳이 없어
거실바닥에 펼쳐둔 이불이
밤새 거의 다 말라있다. 이런 건조함이라니...

이불 홑청을 떼고, 빨고, 다시 꿰매고 하는 일을 하면
영낙없이 시어머니가 떠오른다.
내게 생전 처음으로 일을 가르치신 분.
그때는 그렇게도 지겹고 짜증스러웠는데
세월이 가면 갈수록
시어머니가 그렇게 내게 가르치신 것이
단순히 일만이 아님을
알게된다.

소백산으로 떠나는 남푠을 위해
새벽에
찰밥을 지어 도시락을 넣어보내면서
굳이 따라가지 않아도 배부른 것은
내 안에 있는 분주함 때문일까.

posted at 2005-03-01 14:30

lucion is level 3 llllllllll

아직도 홑청을 쓰시는군요....
저희집은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지퍼가 달린 커버식으로 대체한지 20여년쯤 됩니다.
어린 마음에도 그 홑청이란 게 얼마나 수고스러워 보이던지요...

내일이 개학이네요~~~
선생님~~~홧팅~~!!!

리디 posted at 2005-03-01 18:27

reedyfox is level 38 llllllllll

어렸을 때 그 두꺼운 - 느낌대로라면 대략 10cm 는 될법한 두께!! - 겨울 이불의 홑청을 뜯어내고 빨아 말려서 다시 꿰맬 때는 그저 신이 났었더랬습니다. 펼치면 방안 가득 차는 큰 이불이었어요. 저쪽 한 구석에서 대바늘에 굵은 흰 실을 꿰어 어머니가 큰 땀으로 바느질을 하고 계시면, 동생과 저는 운동장만큼이나 광활한 그 이불 위에서 데굴데굴 구불렀었죠.

기억력 나쁜 저도 가끔씩은 이렇게 느닷없이 세세한 기억까지 되살아납니다. :)

posted at 2005-03-02 11:38

coramdeomoon is level 6 llllllllll

어머니의 무한한 인내력에 박수를.....나같으면 어림반푼어치도 읍서...어디서 구불다니

posted at 2005-03-02 11:39

coramdeomoon is level 6 llllllllll

은아만 요위에서 자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침대사용. 그래서 은아것만 꿰맨답니다. 가장 위생적인셈이죠...ㅎㅎ

개학 홧팅!!

posted at 2005-03-02 22:07

lucion is level 3 llllllllll

ㅋㅋㅋ
그러게요...;;;
저는 구불기는 커녕 이불 한 번 들췄다가 된통 맞은 기억이.....;;;;;;;;;;;;

2003년 1월 8일 이후 모두 명 오늘 명
메인 페이지
칼럼 보기
카툰 보기
게시판 가기
사이트맵
그밖의 것들

가입하면 정말 편합니다;;

▶	자유 게시판
	질답 게시판
	유용한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