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비는 밤새도록 세게도 내렸다가 가늘게도 내렸다가
곰국을 얹어놓고... 밤새 선잠자는 내게
장마 빗소리는 크게도 들렸다가 가늘게도 들린다.

나만을 위한 공부로 너무 바쁘게 지내느라,
내 가족들의 먹거리가 너무 부실해져, 그것이 내내 걸려서
어제는 큰 맘먹고 꼬리랑 사골을 샀다. 고기도 보태고.
이 여름에 왠 곰국이냐고 다들 놀란다.....

오늘 아침, 밤새 기특하게도 뽀얗게 우러나온 국물을 보면서
파를 잘게 썰고 후추와 소금을 섞어서 장만하면서
주방에서의 작은 여유를 누려본다.

늘 바쁜 아내와 엄마덕에, 인스턴트와 레토르트
최근엔 아예 외식에 익숙해져버린 내 가족들의 인내에
오늘 아침 작은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래도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
직장과 병행하는 공부의 어려움.

어느새 비가 말갛게 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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