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려다 말았는데 블루문 님의 글이 불을 댕겼다. 트랙백이 허용되어 있지 않으므로 링크를 건다.
라는 표현이 담고 있을 또다른 의미의 가능성은 간과했다. 나는 그것이 부당함을 지적하고 싶다.
말마따나 파이어폭스에도 잘 보이고 익스에서도 잘 보이는 완벽한 웹사이트를 누군들 구현하고 싶지 않겠는가. 모든 브라우저에 무리없이 호환되는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자긍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원래대로 숨기기'나는 파이어폭스가 정말 싫어'라며 일부러 익스에서만 구동되는 스크립트를 사용하려 애쓸 사람은 없다. 간단히 코딩을 해서 모든 브라우저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나라도 그렇게 소스를 수정할 것이다. 그런데 그럴 여건이 안된다. 익스에 적용되는 수많은 예제와 레퍼런스만큼의 자료가 있지도 않고 접근이 용이하지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html 을 깔짝 대는 수준의 사람들이 그걸 봐서 뭘 알겠는가? 죄 웹디자이너, 프로그래머를 열망하는 사람들인 것도 아니고, 오로지 웹에 글을 올린다는 것 빼고는 도대체가 공통점이라고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주어진 시간과 자원 한도 내에서 만들어낸 허접한 작품이 바로
'이 사이트는 IE 5.x 버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라는 애처러운 문구다.
생각해보자. 저 사람은 IE 5.x에 무슨 대단한 애착이라도 있어서 정책적으로 자신의 누리집을 그에 최적화시키는 프로젝트라도 진행해온 게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 사람 집에 하나 있는 컴퓨터의 익스 버전이 5.x 라는 거. W3C와 마소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익스에서는 돌아가는 스크립트가 왜 파이어폭스에서는 먹통이 되는지 그는 알지 못한다.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원의 한도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카드가 익스와 그의 추종 소스들일뿐이다.
그러므로 이
생각하는섬 하단에 적혀있는
- 블루문 님이 보기에 괘씸하기 그지 없는 - 최적화 문구는 정치적인 것도 자랑을 위한 것도 아니라, 단지 내 브라우저가 익스 6.0 이고 함께 깔려 있는 파이어폭스로도 사이트를 열어보긴 했지만 도대체 익스와 똑같이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알 수가 없는 허접한 사람이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표시일 따름이다.
(거기에 돌을 던지고 싶은 분은 번호표부터 뽑길 바란다.) 네이버가 욕을 먹는 것과 같은 이유로 이를 비난할 수 있을까? 호환되게 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이 충분한 자가 가치없다 치부하고 그것을 방기하고 있는 것과, 호환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설사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 소용될 수고가 평범한 누리꾼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 때, 그 둘을 어떻게 같은 저울에 올려놓고 재판할 수 있단 말인가.
블루문 님은 트레이스존의 댓글과 트랙백을 닫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블로그의 본질은 글을 써서 보여주는 데에 있고 그 본원적인 의미만 잊지 않으면 된다고. '익스 최적화' 문구가 책임해태의 결과물이 아닌 이상, 문언적 의미만 가지고 불을 켜고 적대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글과 코멘트는 보이지 않는가! -_-;;; 개인이 네이버보다 낫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종류의 적개심이란
'능력 없으면 태터나 쓰든지'하는 비아냥으로밖엔 안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