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장로교회 청년국 2007년 타문화권 선교 훈련 첫번 째 팀인 스리랑카 팀의 1차 리허설이 어제 있었습니다. 리허설은 약 한 시간만에 중단되었습니다. 주어진 시간동안 B4 용지 앞장에 찬양 19곡의 가사를 현지어로 쓰고 뒷면에는 스리랑카의 정치 경제 문화 역사에 대한 개관을 작성하는 시험에 스리랑카 팀원들이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 프로그램은 선보이지도 못한 채, 목사님께 '빠꾸'를 먹고 말았지요.
요즘 모든 타선 팀들은 극심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월 23일에 출발하는 미얀마 팀인 저만 해도 모처럼 쉬는 날이었던 지난 주일, 잠들자 마자 12시간을 한 번도 깨지 않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사랑팀(요셉 지파로 개칭되었습니다)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모 자매는 금요일에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집에 들어가 널부러져 있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나흘 동안 다섯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한
동생 이야기
는 이미 한 바가 있고요, 특히 타선 팀장님들은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저들끼리 남아 회의를 하거나 목사님의 지도 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히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버텨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살짝 두려운 건 지금 이런 형편이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높은 강도가 추가될 것이란 사실입니다. 최종 통과 단계인 3차 리허설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의 '예술적 완성도'까지 측정하며, 이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날은 집에 가지 못합니다. '될 때까지' 계속 하게 됩니다.
내 돈 내고 가는 자비량 선교에 이토록 몸과 마음 축내 가면서 두달여를 고생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왕에 할 거면 제대로 하고, 그러지 않을 바엔 하지 마라". 우 목사님의 입버릇과도 같은 말씀이죠. 설교 시간에 눈물 콧물 흘리며 질질 짜면서 '타선 함께 가자'고 외칠 때의 모습과 너무나 표변한, 때론 냉혹해 보이기까지도 하는 그 자신감과 단호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미얀마는 불교 국가입니다. 미얀마의 승려들은 민가를 돌아다니며 항상 공양을 받는데, 이 공양을 받음에 있어 하등의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 미얀마 사람들에게 최고의 영광이고 승려들은 그들에게 이런 최고의 영광을 맛볼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 목사님이 청년들 앞에서 그토록 당당한 것은 그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영혼을 구하는 것은 우 목사님만이 해야하는 일이 아닙니다. 청년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이며 이땅을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 뜻을 이루도록 독려하고 채근하는 것은 도리어 우리가 우 목사님께 감사를 해야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수고로움 속에서 타선은 착착 진행되어져 가고 있으며 매년 그랬던 것처럼 2007년 타선도 선교 현장의 많은 사역자들이 주안청년들로 인해 동역의 기쁨과 격려를 받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철저한 수고로움이 아니고서는 사역자들로서도 그다지 반갑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적지 않은 단기 선교 프로그램이 '돈만 있으면 갔다오는 관광 코스'로 변질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푼 두 푼의 선교 헌금이 아쉬운 사역자들로서는 국내 교회에서 제안하는 단기 선교 일정에 군소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지 교회는 나름대로 '선교'를 외치며 사역지에 도착하게 되나, 어설프게 준비되거나 혹은 아예 아무 것도 준비된 것이 없는 그들에게 사역자는 그저 관광 가이드로 전락하게 됩니다.
한 술 더 떠, 현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전 조사가 없는 일부 단기 선교팀은 열심과 열정만 앞선 채 무리한 활동을 감행, 사역자들의 입지를 흔들어 놓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작년만 해도 청년 목회로 유명한 서울의 모 교회 등에서 파송된 단기 선교팀이 현지 공항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길거리에서 금지된 전도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어떤 국가에서는 단기 선교팀의 과잉 활동으로 말미암아 선교사 2명이 구금되고 9개 현지 교회가 폐쇄되는 참담한 일도 있었습니다.
단기 선교팀은 말 그대로 단기 선교팀입니다. 이들은 잠시 머무는 것이나 현지 사역자는 그후에도 그 땅에 남아 모든 뒷수습을 해야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머무르기 때문에 가장 집약적으로 현지 사역자를 공급해줘야 하고 그래서 더욱 혹독한 사전 준비와 훈련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진지한 이해가 없다면 허울 좋은 머릿수 채우기식의 단기 선교팀 파송보다는 차라리 그 비행기표값 아껴서 선교헌금을 한 푼이라도 더 보내주는 게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참으로 지혜로운 결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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