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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댓글에 적은 것처럼 제가 마지막으로 병원에 가본 것이 1999년 겨울인데, 급성인후염에 걸려 밤에 혼자 물수건을 이마에 갈아 얹으며 헛소리에다 환청까지 들었던 고약한 경험 중에 고대 안암병원을 찾았습죠. 거진 탈진상태에 있던 저한테 의사선생님은 매우 다정다감하게 대해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찌나 친절하신지 그 품에 와락 안기고 싶어지더군요.
만 5년만에 다시 고대 안암병원을 찾은 것은 사랑니 때문입니다. 고이 잇몸 속에 잠들어 제가 무덤갈 때 함께 이생에 이별을 고하면 오죽 좋을까만, 오른쪽 윗 사랑니는 기어이 이 세상 여행 한 번 해보겠다고 올라오고야 말았습니다. 날 자리도 없는데 디밀고 올라오니 언저리 잇몸은 온몸 헐어서 핏기가 비칩니다.
하도 병원을 안 다녀 버릇하니 모든 것이 낯섭니다. 우선은 돈이 얼마나 나갈지가 걱정인데, 초진비가 14,280원이고 치과는 무조건 예약제라 재진료로 다시 17,700원을 지불했습니다. 겁먹던 것에 비하면 양반인 금액입니다. 어렸을 때 치과 다닐 적 기억에는 가면 바로 바로 뽑아주고 했던 것 같은데, 종합병원이라 그런지 예약이 많이 밀리네요. 발치 날짜는 열흘 하고도 이틀후인 22일입니다. 공짜로 의료카드도 발급해주고 이 카드를 가지고 은행 ATM 기기 같이 생긴 곳에서 처방전도 직접 뽑아볼 수 있네요. 신기합니다. (병원 촌놈이라 불러주세요. ^^)
내 오른쪽 윗 턱에 빼꼼이 고개를 들고 있는 사랑스런 사랑니야. 열이틀 동안 세상 구경 잘 하려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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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신기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