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비용을 지불한 댓가로 제공받는 급부인 이상 서비스는 비용이 보장하는 최대 한도로 향유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서비스 수혜자와 서비스 제공자는 용역 거래계약을 넘어 사회 생활상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구성원이므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완전히 도외시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견 말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전자의 의견을 견지하고 있는 갑은 호프에 들어가면 먼저 테이블을 살핀다. 약간의 행주 자국이라도 보일라치면 서버(server)를 불러 다시 닦도록 요구한다. 음식을 먹다가 약간 짠듯 싶으면 다시 주방으로 돌려보내 간을 새로 맞춰달라고 말한다. 생맥주를 마실 때도 조금이라도 맛이 이상하다 싶으면 다시 따라오게 만든다. 냅킨은 필요할 때마다 - 열 번이든 스무번이든 - 달라고 손짓한다. 술이 거해지면 테이블은 엉망이 될 수도 있다. 괘념치 않는다. 이 테이블을 어떻게 사용하든 술값에 그 모든 비용이 청구되는 셈이니까.
후자에 속하는 을은 정반대의 경향을 보인다. 테이블에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어도 그냥 '훅' 불고 만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다. 서버가 착각을 해서 안주가 늦게 나와도 웃으면서 말한다. "네, 알았어요. 괜찮아요 뭐." 가능한 테이블을 어지르지 않으려 노력하고 혹시나 음식을 흘릴새라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저런 요청 때문에 서버를 두번 세번 걸음하게 만드는 것을 몹시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때마다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누구말대로 소심한 다혈질에 속하는 리디는 후자쪽이다. 호프 서버를 해본 경험이 있어 그쪽 일을 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긴 건가 했는데, 같이 서버를 했던 이들 중 한 사람은, "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 서버로서의 의무에 충실하듯, 내가 서비스를 수혜하는 곳에서는 그곳의 서버로부터 정당한 의무의 이행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고 말했다.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였고 어느 한 쪽의 손을 들고 말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