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글을 하나 쓰고 자려고 했는데, 기본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 하나를 찾지 못해 - 지식인에 올려두었다 -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블루문 님이 (주제는 다르지만) 대충
내가 찾아 쓰려고 했던 얘기
를 다 해놨다. 그분은 여전히 '그럼 어때?'의 입장인 것 같지만, '그럼 안 되는 거였어'가 내가 쓰려 했던 글의 결론이다.
블루문 님 글 중 내가 쓰려 했던 부분 요약
연매출 4,800만 원 이상이면 자동으로 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변경된다. 2003년부터 영업을 했다는 4억 소녀의 쇼핑몰은 현재 국세청에 간이과세자로 신고되어 있다. 쇼핑몰을 운영하여 연수익 4억을 올린다는 그녀의 주장이 거짓말이든지, 아니면 그녀는 매출을 대폭(그것도 어마어마하게) 줄여 신고하는 방식의 탈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4억 소녀'를 보거나 들은 사람들이 내놓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고무(鼓舞) 아니면 자괴(自愧). '개똥녀' 사례에서 그랬던 것처럼 광분하고 있는 누리꾼들은 후자의 감정으로부터 자극받았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사실은 어느 쪽으로든 좋지 않다.
4억 소녀가 거짓말쟁이든 탈세자든 둘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해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노력의 열매를 거둔 모범적인 인물로 칭송을 받았다.
권세종 씨의 인생성공담이 삼성 SDS를 매개로 해 이 나라가 능력에 따라 차별없이 대우받는 기회의 땅임을 천명하고 그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을 간단하게 '게으름뱅이'로 만들어버렸다면, 4억 소녀의 성공담은 철 없는 혹은 뻔뻔한 텔레비전 출연을 통해 권세종 씨와 똑같은 업적을 이뤄냈다. 그것이 그녀가 받은(을) 칭송의 대가(代價)라면 대가.
누리꾼들이 보여주는 광분의
표현 방식(본문이 상당히 문제가 되자 지금은 비공개 상태)에는 동의하지 못하지만, '연봉 4억 버는 거 별 거 아니던데요' 식의 뉘앙스를 폴폴 풍기고 싶어 안달난 제작진들에게 홀랑 넘어간 4억 소녀의 성인으로서의 지각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그녀의 싸이에서는 '축복송'이 흐른다. 자기 얘길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교회 다닌다는 말을 많이도 써놨더라. 기독교인들이 회개를 하여 모든 죄가 도말될 때는 사회의식까지도 덤으로 도말되는지.... 그래서 더 남일 같지 않고 그래서 더 아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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