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지난 글
세라가 죽은 후로 처음 집에 갔을 때 가장 먼저 물은 것이 세라 장례에 대한 것이었다. 대행업체에 돈을 치르고 잘 마무리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안도했다.
기왕에 관계를 맺은 생명체이므로 아끼고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지, 사실 누나처럼 개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다는 생각에는 늘 변함이 없다.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던) 3마리 중 젊은 축에 드는 덕구와 복구가 죽더라도 사체를 어찌 처리하는가 하는 문제는 별반 관심이 없을 것이다.
얼마전에 죽은 세라의 경우는 좀 달랐다. 한 성깔 있는 그녀석은 어머니만 따랐다. 노쇠해지기 전까지는 이빨을 드러내며 몸에 손도 못 건들게 할 정도였다. 털이 하얗게 변하고 배에는 온통 곰팡이가 나기 시작하자, 가족들은 한 마디씩 거들었다.
"죽을 때가 됐나보다."
처음에 나도 같이 농담조로 거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만 두었다. 따랐던 동물이 수명을 다해가는 것을 바라보는 주인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세라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어머니가 연세를 드심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집에 갔을 때 어머니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몇 년은 더 살 줄 알았지. 그렇게 말짱히 있다가 황망하게 죽을 줄은 몰랐다."
그게 내 대사가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세라의 죽음은 내게 매우 각별하고 가슴 아픈 일이었다.
원래대로 숨기기덧.
예전 어머니 이에 대한 내 글을 읽은 누나는, 즉시로 돈을 마련해 어머니를 치과에 모시고 갔다. 경상도 내력이 뿌리박힌 집안이라 표현은 안하지만, 진심으로 누나에게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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