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스무 살에 접어드는 이들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
스무 살까지만이라도 살고 싶다고 말하던 민초희라는 이름의 소녀가 있었다.
김창완 씨가 진행하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편지를 보내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녀는,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열여덟 개의 생일초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1990년도의 일이다.
오늘은 행복한 날인데, 식구들도 나도 웃지 않았어요.
언제나 오늘이 되면 슬퍼해요 .
웃고, 노래하고, 소란해야만 오늘 우리집은 조용했어요.
매년 그래요.
아저씨.
모두들 내가 안타까운가 봐요
열두살때인가.
첫번째 수술 받은뒤 길어야 5년이라던 의사선생님 말이 남의 일같았는데,
나이를 먹어서 인지 지금은 사실 무서워요.
하루하루 희미하게 사는 내가 나이를 먹는게 식구들 에겐 슬픈가봐요.
엄마는 매번 오늘이 마지막이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인지
부엌에서 나오지 않으세요.
소리죽여 우세요.
저녁때 빨간 엄마 눈주위가 참 슬퍼요.
아저씨
오늘 제 생일이었어요.
- 민초희의 편지 중에서 -
명 오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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