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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통장을 만들고 수요일마다 천원씩 일괄 입금하는 제도가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티끌 모아 태산'같은 구호와, '땡그랑 한 푼~' 하는 계몽요가 흔하던 때였다.
그날도 수요일이었는데 돈 가져오는 것을 잊어 먹은 나는, 담임인 최영숙 선생님이 셈을 하는 동안 다른 아이 몇몇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서 있었다. 이윽고 선생님은 교탁을 회초리로 탁 탁 때리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절대 안 잊어먹을 녀석만 앉아."
웬 일로 잠잠히 넘어가네, 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으려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 다시 일어섰다.
"왜?"
얼굴을 찌푸린 선생님을 쳐다보며 나는 더듬더듬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잊어먹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절대로 안 잊어먹습니까?"
담임 선생님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참을 날 바라보다가 교탁 위의 통장 하나를 나에게 집어던졌다.
"그럼 넌 하지마. 알았냐? 하지마!"
내 더러운 성질머리의 시작은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어쨌든 그후론 학교에 저금할 돈을 가져가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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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모름] 지하철 그녀의 시선](http://reedyfox.com/bbs/icon/member_image_box/1/subway1.jpg){kind=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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