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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감을 매달다
일전에 곶감 만든다는 글을 올렸는데 노심초사 한 것과는 달리 수월하게 곶감을 완성했습니다. 아니, 지가 알아서 곶감이 되어주네요. :) 바람 잘 드는 그늘이 있는 장소가 부엌 밖에 없었고 마침 감 엮은 것을 건 위치가 전기압력밥솥 바로 위라 뜻하지 않게 매일 한 번 훈증까지 했음에도, 곰팡이 피거나 썩는 일 없이 순조로운 진행을 보였습니다.
어제가 23일째. 더이상 큰 변화도 없을 것 같고 먹어 보니 쫄깃쫄깃 야들야들 한 것이 더 말렸다간 너무 굳어질 것 같아 걷어내어 락앤락 통에 담았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볏짚에 묻어 보관하면 흰 가루가 표면에 사악 덮힌다는데, 볏짚을 구할 길이 없으니 통과.
썩 맛있습니다. 곶감을 먹고 있으면 저희 집 개들이 새끼야 니 혼자 먹냐 나도 좀 나도 좀 하면서 마구 발광을 합니다.
만드는 방법을 정리해보면,
1. 떫은 감의 껍질을 깝니다. 알이 굵은 것이 좋습니다. 조그만 것들은 마르는 도중에 굳어져서 먹을 때 힘이 듭니다.
2. 꼭지에 남아 있는 가지를 제거하지 말고 거기에 실을 묶어 굴비처럼 엮습니다. 실이 가늘면 무게 때문에 끊어지니 여러 겹으로 튼튼하게 합니다.
3. 바람 잘 통하는 곳에 걸어주세요. 햇빛이 잘 드는 곳이어야 하는가 햇빛이 안 드는 곳이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학설의 대립이 있습니다. 검색을 해봐도 정답을 모르겠습니다. 저는 햇빛(직사광선) 안 드는 그늘에 했는데, 햇빛 드는 곳에 해보시고 결과를 알려주세요.
4. 진척 상황을 보되, 대충 20일 정도 지나면 먹어도 됩니다.
덧. 신기하게 먼지가 안 앉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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