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방송의 한 꼭지가 '포도주'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포도주라고 안 그러고 줄곧 '와인'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자막은 물론이거니와 두 진행자(현직 아나운서)까지 '와인, 와인' 하더군요.
우리 나라에서 언제부터 포도를 발효시켜 담근 술을 '와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까? 유심히 지켜보지 않아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지만, 이 방송을 보고서야 돌이켜 생각해보니 방송에서도 다들 '와인, 와인' 했던 것만 생각나네요.
'인터넷'을 '누리그물'이라 순화시켜 부르는 따위는 인위적이고 어색해서라는 변명을 들어줄 만도 합니다. 하지만 '포도주'라는 멀쩡한 우리말이 있는데도 특별한 이유 없이 방송에서까지 '와인, 와인' 하고 있으니 그 이유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또 있어요. '스파'.
"와인으로 스파를 하니까 머리가 맑아지네요."
이건 또 무슨 경우입니까? "포도주로 온천욕을 하니까 머리가 맑아지네요" 이렇게 표현하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겁니까? "스파 간다"는 말도 "온천 간다'로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왜 굳이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멀쩡한 단어를 대체해버리는 걸까요?
방송사에서는 우리말을 바르게 쓰자고 자그마한 분량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내보내주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런 방송사에서, 더욱이 바른 말 사용의 첨두에 서야할 아나운서들께서 '와인', '스파'라는 말을 여과없이 사용하는 모습은 아연할 뿐입니다.
(이글은 해당 방송사 시청자 의견으로도 올리겠습니다.)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