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 머릿수로 정당성을 주장하는 찌질함에 대하여'

이따금 외부에서 두들겨 맞다가 '여러분, 이것 좀 봐주세요. 엉엉엉' 하면서 자신이 몸 담은 커뮤니티로 사건을 끌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이 갈등 속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바의 정당성을 냉정하게 설명하기보다, 심정적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하다. 이렇게 머릿수로 싸움의 기세를 잡고 정당성까지 덤으로 확보하려하는 것을 나는 '찌질스럽다' 라는 표현의 일례라고 본다.

머릿수는 절대 논지를 합리화시킬 수 없으며 머릿수에 의해 합리화되는 논지가 있다면 그것은 파시즘적 폭력의 다른 모양

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선적 사고를 하는 다중에게는 가시적인 압도가 가장 효과적인 설득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은 여전히 찌질한 시도

를 그치지 않는다.

찌질한 일들은 멀리서만 보이는 건 아니다. 가장 피부에 다가오는 예로, 한 줌의 치기로 어림 반 푼어치도 안 되는 논지를 주장하다 덜컥 올블로그 인기글에 오른 사람이, 논리로 도저히 안 되니까 "그래도 올블로그 인기글에 오르지 않았느냐" 따위 소리를 늘어놓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거참, 봐주기에도 민망한 찌질함 아닌가.

그런 찌질함을 오늘 아무개 당 원내대표의 보좌관에게서 다시 한 번 발견한다.

"제 글은 보셨다시피 '다음'에서 1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250회 이상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살펴보시면 아시겠지만, 100만 조회수가 넘은 다른 글도 160회의 추천을 받는 게 고작입니다."
- 붉은 악마, 붉은 닭... 난 붉은 개 할란다

/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 에서 재인용

자신의 정당성의 근거로 여기는 현상에 대한 일고의 고찰

도 없이, '이 정도 추천 받았으니 그래도 어느 정도 먹히는 거잖아' 하고 외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찌질함을 넘어 가련함의 안습이 밀려온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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