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KTX에 입석 우글우글…철도공사 돈독?
- 조선일보 2006-01-20 11:39
혹자는 더불어 살아야 할 세상에서 표 한 장이라도 아쉬운 귀성객들 몇 명 더 태우는 것을 무어 그리 못마땅해 하냐고 꼬집고 있지만, 그것은 논쟁의 상대를 잘 못 설정한 지적이다. 좌석표 구매자의 거래 상대방은 엄염히 철도청이다. 철도청으로부터 돈을 주고 용역 서비스를 샀는데, 철도청에서 계약 체결후 일방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 것이다. 마땅히 양해를 구했어야 하고, 귀성객들의 편의를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하더라도 입석 승객으로 말미암은 수익의 상당부분을 좌석 승객들에게 보상 형식으로 환원해주어야 한다.
철도사고가 발생해도 입석 승객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철도청의 설명도 생뚱맞기 그지없다. 일반 푯값의 두 배인 CGV 골드 클래스에서 영화 상영 직전, 관람객이 폭주한다는 이유로 통로에 접이식 의자를 깔아놓고 새로 관람객을 받아들이면서 '관람객들의 안전과 영화 감상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그것이 입석 승객들의 우려에 대한 불식이 될 수는 있어도 좌석 승객들의 이의 제기에 대한 해명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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