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만심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판단으로 발전하게 된 것 때문에, 나는 며칠 동안 씨름하면서 야고보서를 읽었다. "형제 들아 피차에 비방하지 말라. 형제를 비방하는 자나 형제를 판단하는 자는 곧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것이라. 네가 만일 율법을 판단하면 율법의 준행자가 아니요 재판자로다. 입법자와 재판자는 오직 하나이니 능히 구원하기도 하시며 멸하기도 하시느니라. 너는 누구관대 이웃을 판단하느냐"(약4:11~12)
나는 또 서로 비난하는 사람들을 책망하는 바울의 엄한 훈계를 생각해 보았다. "남의 하인을 판단하는 너는 누구뇨. 그 섰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제 주인에게 있으매 저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저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니라"(롬14:4)
- <숨겨진 하나님의 얼굴> 95쪽
그러나 한 구절에 파묻혀 버리는 것은 중학생이 새벽나라를 읽을 때나 있을 만한 일이다. 동시에 나단의 목소리를 떠올려야 한다. "당신이 그 사람이라"
사람이 형제와 이웃을 판단하는 것이 입법자와 재판자의 권한을 침탈하는 것인 바, 나단의 행위는 그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되고 종국적으로는 하나님의 행사를 대위 또는 대리하는 개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실상 우리가 파고들어야 하는 것은 비방과 판단의 구성요건이 아니라 대위와 대리의 구성요건이며,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비방과 판단의 구성요건을 만족시키는 허다한 행위들 중에 무엇이 하나님의 대위와 대리가 되어 그 위법성을 조각하는지 혹은 책임을 조각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나는 이런 이유로 나단과 바울이 서로 부합되며 이 부합의 실체를 규명하는 작업을 통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모순없는 원칙 즉 진리의 원형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덧.
오늘 하루종일 이 주제를 묵상하며 형법체계와 신구약 성경의 유사성을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율법의 구성요건성, 위법성,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한 책임 형법의 도래, 율법(형법)의 완성...... (예수 앞에 붙들려온 간음한 여인의 케이스야 말로, 책임 조각의 전형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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