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는 줄거리의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화면 자체의 뛰어난 완성도만으로도 즐거운 감상거리가 된다. 내가 진정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공각기동대>의 디테일이다. 특히나 내용상 등장하는 디스플레이 기기에 대한 묘사는 넋을 잃고 쳐다보는 편이다.
공각기동대를 모른다면 왼쪽 위 스샷은 '전뇌(電腦)'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안구를 통해 바라보는 시야는 시세포가 전달하는 신호를 뇌에서 해석한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뇌에 전달되는 신호를 임의로 조작할 수 있다면 실제로는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각기동대에서 전뇌화된 사람은 모니터가 없어도 모니터에 디스플레이되는 내용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오른쪽 위 스샷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한 디스플레이 기기와 유사한데, 화상을 표시하는 매질(媒質) 없이 공간에 직접 영상을 출력한다는 점이 다르다.
(공기를 매질로 사용하는 걸까나?)
왼쪽 아래는 대따 큰 벽걸이형 디스플레이 장치. 뭐 이정도는 지금도 있으니 통과.
오른쪽 아래는 그냥 모니터 영상인데, 자동차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장면이다. 글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만..... 그야말로 감동적인 수준 아닌가? 저정도 디테일이니 일본 애니가 그토록 이름 난 것이겠지.
(워쇼스키 형제가 괜히 오프닝에다 히라가나를 뿌리는 게 아니란 말이다.)
이런 수작을 티비 시리즈로 만들어내는 문화도 부럽고... 한달에 두 편씩 방영해도 상업성이 보장되는 문화도 부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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