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들의 '외계인 존재불가' 세계관을 비판하며 즐겨 인용하는 문구 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이렇게 큰 우주 공간에 생명을 가진, 지능이 있는 존재가 우리뿐이라면
그것은 정말 공간 낭비일 것이다."
과연 그런가? 미국 중부 수백 에이커의 목초지에서 발견한 한 농가를 보고 '이 넓은 땅에 이 한 농가뿐이라면 그건 정말 공간 낭비일 거야'라고 생각해봤자, 실제로 그 한 농가밖에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수도권 좁은 땅덩어리 안에 무려 2천만 명이 들어차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공간 과밀일 것이라 단언할지라도 그것이 실제 2천만 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통계 그리고 추정과는 별도로 현실은 여전히 현실일 수밖에 없다. 로또를 한 번 돌려 숫자 6이 나왔을때 다른 공들이 '우리도 1/45의 확률이 있는데 왜 무시하는가' 하고 항의해도 어쨌든 그 상황에서는 1/45의 확률은 현실 속에 묻혀 버린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어디선가 1/45의 확률이 반영된 다른 공이 나와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면 그 자체로 궤변이다.
때문에 우주의 크기와 그 안에 들어 있는 물질, 그리고 시간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와 같은 것을 탄생시키는 상관관계와 확률, 개연성에 대한 아무런 데이터 없이, '넓으니까 어딘가에 있겠지' 식의 수사법을 쌍수를 들고 치켜세우는 것은, 광안리 백사장에 누군가 묻어놨을 '수'도 있는 금괴를 찾아 헤매이는 것보다 차라리 비논리적이다.
이 유려한 수사적 표현을 통해, 우주에 인간 이외의 또다른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런 방식이라면 성경에 적혀 있으니 하나님을 믿으라는 기독교식과 다를 바가 없다. 수사적인 표현은 그저 수사적인 표현으로 남겨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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