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섬 바닷가 - 소위 해커라 자부하며 공명심을 발산하는 이들에게'

쎄콤 직원이 있다. 직장탓도 있지만 평소 보안에 관심이 많았더 그는 같은 동네 주택들의 보안상태에 대해 분석을 하는 것이 취미다. 어느날 그는 분석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그중 특히 허술하게 느껴졌던 몇몇 집의 담을 넘어 들어가 자물쇠를 따고 방안으로 들어간 다음, 장롱이며 화장대며 침실이며 뒤져보고 나서, '문단속이 허술하군요.'라는 쪽지 하나를 남겨두고 나오곤 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끈질긴 잠복근무를 한 결과 또 다른 집에 칩입하려던 그를 연행할 수 있었다.

그는 항변했다. "나는 단지 주민들의 문단속이 허술한 것을 지적해준 것 뿐입니다. 난 아무것도 훔치지 않았단 말이오!"
경찰이 물었다. "그럼 직접 집주인에게 말하거나 쪽지를 전해주지 그랬습니까?"
그러자 그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

"내가 그래야 할 의무가 어딨습니까?"

2003년 1월 8일 이후 모두 명 오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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