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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 돌아가지고선 공부할 시간에 이거 쓰고 앉아 있다.
학생 구타 동영상이 돌게 된 내역의 정당성은 일단 놔두고, '학생이 얼마나 싸가지 없었으면 교사가 그렇게 화를 냈을까' 따위의 잡설이 꽤 많이 도는 것을 보니, 그냥 저냥 가만히 넘어 가려 했던 생각이 180도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전제가 중요하다. 그게 체벌이냐? 가슴에 손을 얹고 주둥이를 놀리자. 그게 체벌이냐?
결코 아니다. '교장선생만이 체벌을 가할 수 있'다는 교육부 지침 따위일랑 접어둘테니, 주먹으로 면상을 수차례 가격하는 게 체벌이냔 말이다. 내 2년 2개월동안 군생활을 하면서, 눈물도 흘리고, 벽에 주먹도 이기고 했었지만, 그런 군대에서도 차마 그렇게 주먹 쓰는 일은 없었다. 인정하고 넘어가자. 그건 폭력이다. 깡패짓이란 말이다. 눈이 있으면 동영상을 다시 한 번 봐라. 선생의 폭행이 계속되자 한 학생이 벌떡 일어선다. 당신네들 학교에서 친구들이 벌 받을 때 저러다 일 나겠다 싶어서 막아선 적 있는가? 그 선생하고 나중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가만 있을 게다. 그런데 저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할 말을 잃고 서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절대 체벌이 아니었다. 그냥 때린거다. 그냥 팬거다. 폭행이란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때린다는 것, 사람이 사람한테 맞는다는 것, 그거 굉장히 더러운 일이다.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금이 가다 못해 박살이 나버리게 만드는 것, 그것을 가능케 하는 위력을 갖고 있다.(성폭행이 왜 성폭행인지 10분만 묵상해봐라.) '어떠한 경우에라도 폭력은 용납이 되지 않아요'라며 감상적 문장을 씨부리는 대열 속에 나도 끼어있었다. 그 감상적 문장을 실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96년도에 있었다. 4명의 술에 취한 불한당 같은 녀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으면서도 내가 구둣발에 머리가 터지고 살이 짓이겨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은 또렷하게 각인이 되더라. 며칠 동안 밤에 잠을 못 잤다. 상처가 아파서가 아니라 나란 존재가 수치스러웠다. 내가 왜 맞아야 되는가 내가 왜 맞아야 되는가 내가 왜 맞아야 되는가.......... 수없이 되물었는데 답해줄 사람이 없더라. 사람이 사람에게 맞는다는 사실은, 때리는 사람이 감정의 분출 수단 중 하나로 폭력을 선택했다는 사실과 일대일 대응한다고 쉽게 말하기엔 너무나 쓰라린 고통이다.
그래서 폭행이 체벌이랑 다를 수밖에 없는 거다. 체벌이 학생과 선생 간에 암묵적으로 맺어진 가책의 약속에서 말미암는다면 폭행은 그저 동물의 세계에서 더 강한 한쪽이 더 약한 한쪽을 도리없이 물어뜯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감정이 폭발하면 주먹을 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고방식은 어디서 배워먹은 겐가? 선생도 사람이니까? 선생도 사람이라서 아이들을 패도 되면, 아이들은 사람 아닌가? 앞에 적은, 내가 맞은 이유가 뭔지 아는가? 나중에 경찰서에서 놈들을 잡아다가 다그쳤더니 그러더라. 쳐다보는 게 기분 나빴다고.... 그게 때리는 이유다. 자신에겐 그게 그리도 큰 동기가 되는거다. 그러니 폭행을 변명하는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학생이 개겨서 기분 나빴다."
그럼에도 '학생이 얼마나 싸가지가 없었으면....' 으로 일관하고 싶다면, '여자가 얼마나 드셌으면 남편한테 맞고 살아', '가장이 얼마나 무능했으면 집 한 채가 없어', '빨갱이 짓을 했으니까 잡혀가지' 따위의 지표가 다스리는 평화의 나라로 가서 잘 먹고 잘 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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