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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른쪽 귀는 왼쪽 귀보다 짧다. 귓불 끝이 2mm 가량 뭉툭하게 되어있다. 날때부터 그런 건 아니다. 닳아서 없어진 부분이다.
국민학교 2학년때쯤에 어쩌다 귓불을 만졌는데 기분이 좋았다. 오른손 집게 손가락 굵은쪽 첫번째 마디와 두번째 마디 사이, 그리고 가운데 손가락 같은 부분으로 귓불을 비비면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마찰을 받은 귓불에 굳은 살이 배기기 시작하고 급기야 죽은 살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떨어진 부분에 살이 다시 차올랐지만 그마저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았다. 시나브로 귀가 짧아졌다. 마침내 보다못한 어머니가 단속에 나섰고 귀에 손이라도 올라가면 호되게 야단을 하셨다. 밤에도 무의식 가운데 귀를 만지는 것을 아시고는, 초저녁에 반창고를 발라주셨다. 그렇게 해서 귓불은 살아남았다.
지금은 괜찮냐고? 해보니 역시나 기분이 좋다. 어렵게 알콜 중독에서 벗어난 폐인이 참이슬 한 모금에 일순 행복해 하는 자신을 보고 놀라는 모습.......같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귓불의 문제라기 보다는 손가락 쪽에 원인이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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