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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과 17일 양일간에 걸쳐 끝날 예정이었던 민사소송법 조별발표가 19일까지 계속된 데에선 1조의 공로가 컸다. 12일 첫번 째 발표조였던 1조는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 교수와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심사위원까지 착석을 하고 다른 학생들은 발표를 들을 준비를 끝냈지만 정작 발표는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스크린에 영상을 쏘아주는 프로젝터와 노트북 PC 사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때문에 30분 넘게 아무 것도 진행되지 못했고 다음 순서인 2조가 남은 20분동안 급히 의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1조는 가장 마지막 시간으로 순번이 늦추어졌다. 그리고 지난 19일 다시 순서가 돌아왔을 때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으로 보여주려 했던 대단한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은 몹시 궁금해져 있었다. 그러나 발표는 제 시간에 시작되지 못했다.
문제는 노트북 PC에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상 동작하는 공용 노트북 PC를 대여하기 위해 거의 오전부터 교학과를 들락날락 거렸으나 마침 그날 프로젝터를 이용한 강의가 많이 잡혀 있던 관계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1조는 식은 땀을 흘리며 빈손으로 강의실에 들어와야 했던 것이다. 그것도 20분 이상 늦게...... 차선책으로 1조는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프린터로 출력, 복사한 후 강의실에 돌렸다. 유인물을 받아본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인물의 내용은 10포인트 글자체로 겨우 한 장에 해당하는 목차가 전부였다.
프로젝터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사용하는 것은 1) 수기(手記)의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넓은 장소에서 발표를 할 때나 2) 내용이 많아 수기 혹은 유인물 배포 자체가 곤란하다든지 3) 말로만 설명하거나 유인물로 대체하기에는 소기의 집중력을 이끌어내기에 어려운 경우에 해당할 때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하나 마나 있으나 마나한 내용을 가지고 그토록 집요하게 프리젠테이션을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 왜 그리도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을까?
겉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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