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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표시 : 미니위니에서 siemens 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배정원 님의 글입니다.
글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
그제면 목요일이 되겠네요.
일이 있어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너무 더워 에어컨을 트니 좀 시원해져서 숨을 한 번 몰아쉬고 있던 찰나에.... 휴게소 이름은 잘 기억나진 않지만 휴게소 앞에서부터 막 차가 밀리는거에요..
'이상하네. 밀릴 때가 아닌데......'
그러면서 앞을 살폈죠. 근데... 세상에 이게 웬 일입니까...... 수박이 온 사방에 나뒹굴고 있는 겁니다. 참나, 일단 신기해했죠. 그러나 이내 차 운전하는 아저씨를 보고 슬펐죠. 울면서 어딘가에 전화통화를 하시더군요.
대충 상황을 지켜보니 1톤 트럭 2대가 수박을 싣고가던 모양이었던 거 같습니다. (차량번호가 경북차인 걸 봤죠.) 그리고 앞의 한 대는 괜찮은데 뒤의 트럭에서 수박을 씌워놓았던 - 호로(?)라고 해야하나 - 하여간 덮고있던 천이 벗겨지면서 수박이 고속도로를 빨갛게 물들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전 일단 차를 갓길에 대고 뭐 도와드릴 게 없나 싶어 내렸죠. 뭐, 할 일이 그거다 싶더군요. 수박 성한 거 골라서 트럭에 다시 싣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세상 인정이 남아있던지 사람들 몇 명이 옆에다 차를 세우고 도와주시더군요.
20-30개 정도는 건졌습니다.. 트럭아저씨께서 너무 고마워하시더군요. 그러시더니 수박 2개씩을 그냥 가져가라 하시는 겁니다.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성의를 봐서라도 가져가라는 아저씨의 말에 못 이겨 가져왔습니다.
그냥 가져왔냐구요? 아니죠. 기름값이라도 하시라고 도와주신 분들과 저랑 합쳐 7만원 정도 모아서 드렸습니다.
집에 와서 어머니께 수박을 보여드리며 자초지종을 다 말씀드렸더니, 어머니 왈......
"오랜만에 밥값했네~~~~"
마음이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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