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12일자로 되어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성명서(
http://blog.naver.com/koinonia01.do?Redirect=Log&logNo=120001267205
)는 그 내용만을 놓고 본다면, 보수 기독교 단체 답지 않게 대단히 온건하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성명서 하단에 적혀 있는 공동대표 명단을 보라. 모르는 사람들은 이것이 대표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벌인 끝내 내 놓은 공식적이고도 절충적인 입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동대표중 1인인 김일수 교수(
http://reedyfox.com/bbs/zboard.php?id=fox&no=68 )는 탄핵찬성 쪽에 서있다. 어제 강의실에 들어와 30여분간 이리 저리 돌려서 말씀하셨지만 맥은 탄핵찬성 쪽에 있었고, 기사를 뒤져 확인한 바로는 정확했다. (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4031400008028018 )
정리되지 않은 입장을 권위있는 이름만 빌어 공식성명이라고 내놓는 바르지 못한 풍토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역시 오염되어 있음을 확인한 이야기는 차치해두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런 류의 점잖은 언변으로 탄핵을 찬성하시는 분들마저도 논리 보다는 편견에 함몰되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심정적 평가와 법리적 평가는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 이 아이가 평소에 버릇이 없었다는 편견으로 해서 내가 감정이 상하고 아이들 볼때마다 언짢아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그 불편함으로 인해 아이를 폭행한다거나 심하게는 죽여놓고서는 '그 아이가 평소에 버릇이 좀 없었어' 라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호도에 터무니 없는 비논리다. 요약하자면 대개가 그런 식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에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것을 가지고 탄핵의 정당화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보면, 이 나라에서 토론이란 것 자체가 가능할 수 있을까 염려스러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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