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조모임’을 주제로 이따금 글을 쓸 생각이다. 무엇이든 그 일에 가장 가까이 있을 때 레퍼런스를 만들어두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나중에 다른 사람을 위한 참고 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다. 하지만 과거 ‘크리스찬의 애인’처럼 시작과 끝을 모두 생각해두고 목차를 세워 쓰는 것이 아니므로, 분량은 들쭉날쭉 할 것이고 특별한 업데이트 주기도 없다.
먼저 개관 삼아 주안장로교회 청년부 조직의 변화부터 살펴보자. 대강의 기억을 바탕을 적는 것이므로 잘못된 부분이나 내가 착각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다.
1996년 내가 고등부에서 청년부로 올라갈 당시, 청년부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었다. 특별히 청년들에 대한 사역의 개념이 전무하여 청년부는 단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다음에 오는 당연한 주일학교의 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 정도였다. 청년 전담 교역자도 없었고, 길어봐야 2년을 못 채우고 족족 갈리는 터라 청년 사역에 대한 노하우가 쌓일 토양이 없었다.
청년 1, 2부는 단순히 나이에 따른 분리였다. 1부는 20~23세, 2부는 24이상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다. 토요 모임의 경우, 청년 1부가 약 200명 조금 못 되게 모였었고, 2부는 그 두 배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숫자상의 차이가 청년 1부를 의기소침하게 한 것도 사실이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이 토로했던 불만은 ‘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타지역 소재 대학에 진학한 청년들이 3월 개강과 함께 교회를 떠나야 했다. 남은 사람들 중에서 임원으로 섬길만한 나이가 된 형제들은 하나 둘 군대에 가버렸다. 사실 30대를 전후한 연령층이 활동의 주된 핵이었던 청년 2부와 비교해 볼 때, 고작 4개 연차로 구성된 청년 1부의 인력풀은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두 연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1998년에 이르러 마침내 청년 1부에 5년차가 생겼다. 전년도 4년차 청년들이 청년 2부로 넘어가지 않고 한 해 더 눌러앉게 된 것이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5년차도 적다며 6년차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당연히 청년 2부에서 발끈했다. 이태를 연달아 새내기를 올려 보내지 않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였다. 활동의 폭이 크긴 해도 성격상 그늘지는 면이 많은 청년 2부이므로 한 해 새내기가 올라가지 않은 것만도 그쪽에는 타격이 적지 않았다.
그런 양쪽 사정을 감안한 절충안이 나왔다. 청년 1부에 임기 1년의 연임 가능한 무급 간사제도를 만들고 그 자리에 일부 5년차를 잔류시킨 것이다. 청년 2부 입장에서는 새 또래가 올라와서 좋았고 청년 1부 입장에서는 숫자는 적지만 정신적인 6년차가 생긴 것이라 위안 삼을 수 있었다.
그 즈음에 청년부는 다시 3개 부로 조직이 개편된다. 대입에 실패한 학생들 중 재수를 결정한 청년들을 모아 청년 1부를 만들고, 기존 청년부는 각각 청년 2부, 청년 3부로 이름만 바꿔 달았다. 주안장로교회가 대입 결과를 얼마나 중시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름대로는 재수생들의 특수한 형편을 배려한 것이라 자평했지만, 이 개편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비판 받았고, 또 오래 가지도 못했다. (계속)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