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적인 요소를 들어 파업을 비판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예컨대,
"국민을 볼모 삼아..."
-> 국민을 볼모 삼지 않고 할 수 있는 파업이 뭔데?
"경제도 어려운데..."
-> 그럼 경제가 좋았을 때 파업이 환영받은 예가 있나?
"연봉도 많이 받는 것들이..."
->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도 과감히 박탈될 수 있는 연봉 액수의 기준 좀 제시해볼래?"
파업을 비판하려면
파업을 하겠다는 이유, 즉 내적인 요소만으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에서 난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이번 파업은 대단히
표리부동한 작태라고 보고 있다. 그들이 침이 마르도록 부르짖는
'승객의 안전'과 관련한 요구 사항들(비행 시간 등)은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내용들임을 사측도 인정하고 있다.
정작 오래전부터 계속된 교섭의 걸림돌도 부각되어 온 것들은, 자격심사위원회에서 조종사의 승격/징계 등을 논의할 때나 외국인 조종사 채용 결정시 노조에 의결권을 부여하라는 요구사항들이다. 이게 승객들의 안전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정년 연장과 함께 순전히 '철밥그릇 만들기'를 위한 내용 아닌가.
(그들이 말하는 '부수적인 요구 사항'인) '각종 자격심사요건 완화'가 절대로 부수적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하기사 "우리의 요구 사항은 승객의 안전 차원을 넘어 조종사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과 같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골프채 비치' 따위의 항목까지 포함시키시는 센스까지 보여주
었던 분들이니 뭘 더 기대하겠나. 그들의 파업은 진짜 생존권과 복지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모욕적인 일이다.
덧.
내 동생은 이번 파업 찬성이란다. 아시아나 조종사님들 짱이란다.
왜? 하고 물었더니, "공항 승객이 줄어서 넘 편해 ^-^)b"
(내 동생은 인천 공항 검색대에서 일한다.)
덧2.
이런 글
(위에서 두 번째 단락)은 정말 넌센스다. 저런 '가정'이 파업 불가의 이유가 된다면, 이 지구상에 파업이 허용될 수 있는 사업장은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다.
덧3.
뒤늦게 기사를 하나 발견하고 링크한다. '살인적인 5레그 비행....' 어쩌구 하는 기사로 아시아나 조종사 편을 들어주었던 오마이뉴스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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