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를 기다릴 때 도로 건너 맞은 편의 사람들을 쳐다보며 이따금 생각한다. 저네들에게도 기쁜 일 슬픈 일 행복한 일 불행한 일이 있을 것이다. 유년시절의 기억과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학주한테 두들겨 맞기도 했을 것이고, 수학여행 둘쨋날 밤에 선생 몰래 친구들과 소주병을 땄을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치는 머리 긴 여학생을 향한 연정을 품었을 수도,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교회 형제의 러브레터에 가슴 설레었던 기억도 있을지 모른다. 잠자리채 들고 동생과 온 동네를 뛰돌아다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시청하며 온 가족이 박장대소 했던 희미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저마다 사연이 있고, 사연에 삶이 담겨있다. 그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YTN 2004-06-18 16:33]
인천 남동경찰서는 헤어지자고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23살 한 모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오늘 오전 8시쯤 인천시 구월동 자신의 누나집에서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여자친구 23살 유모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유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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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진 건조한 문장 속에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를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그가 고양이를 좋아했는지, 키높이 구두를 신는지, 지하철을 타면 신문을 보는지 책을 읽는지, 드라마 불새를 보는지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즐겨 보았는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어쨌든 그는 죽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을지도 모를 삶과 사연과 사람을 깊이 호흡해 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http://miniwini.com/miniwinis/bbs/index.php?bid=talk&mode=read&id=31691
http://cyworld.nate.com/windyhana
그리고 예전에 보았던 글 또 하나...
http://blog.naver.com/kickthebaby/20003131610
http://blog.naver.com/yoho05/20002983392
그래.
달라지긴 달라질 것이다.
다만, 60억명의 삶과 사연과 사람을 들여다 보기엔 우린 너무 분주할 따름-
그래, 그런거다. 생사의 길이란 그렇다.
하지만 늘 아쉬움이 남는다.
떠나간 이의 마지막 글에 남겨진 삼백마흔다섯 개의 답 없는 코멘트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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