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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군더더기는 없는데, 약하다.
별 세 개.
그보다
원래 볼 예정이 없었던 '유령 신부'를 보게 된 얘기 약간.
덩열 군이 두근두근 좋아라 하는 73또래 누님 한 분과
리디가 두근두근 좋아라 하는 71또래 누님 한 분이
어젯밤 늦게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첩보를 입수,
'교통편을 제공해 드리겠다'는 빌미로
두 분을 태우고 인천 시내를 돌아다니며 삼겹살을 구워먹고
커피를 마시고 영화(유령 신부)를 관람했다.
헤어질 즈음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는데,
새벽 세 시가 가까워 도로 위엔 차도 몇 대 없고
퍼붓는 빗줄기에 차선까지 가려진 가운데
한 분 그리고 또 한 분을 내려 드리며,
잘 가시라 손을 흔들고
돌아오는 길인데,
와이퍼 소리만 울려퍼지던 차안이
참으로 아늑하고 좋았다.
덧. (오늘 이야기)
사실은 덩열 군의 둘째 형이 어제 결혼을 하고 사이판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형이 몰고 다니던 카렌스가 4일동안 '無主物'이 되었는데
어제의 '공연한 배회'도 그 무주물을 맘껏 써먹을 요량으로 기회를 엿보다
그리 된 것.
오늘도 예배를 드리고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던 중에
기가 막히게 어제의 두 누님들과 마주쳤고
가시려던 목적지 - 신세계백화점 - 까지 모셔다 드리고
다음 '배회 장소'를 물색했다.
연락이 닿은 것은 '국영'.
부모님이 화교인 그녀는 덩열 군과 나의 십오년 知友다.
일찍이 대만과 중국 본토를 오고가며 사회활동을 시작해서
독립심이 강하고 금전에 관하여 지극히 합리적인 반면,
심성이 순하고 착해 사람의 정에 늘 배고픈 아이다.
전동으로 달려가 국영을 만나고
주차장까지 갖춰진 근사한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얻어먹었다(덩열 군과 나는 그녀로부터 자주 얻어 먹는 편이다).
만나 술을 마시지 않는 우리가 마땅히 갈 데가 없을 때는
으레 월미도로 향한다. 칼바람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무엇이 그리 좋은지 신나게 걸어다닌다.
이 정도면 더할 나위없이 만족스러운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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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