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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부터 술을 안먹었던것은 아니다.
재수생 시절 종종 빌딩 옥상에 혼자 캔맥주 들고 올라가 하나님과 대작 하려던 내가
사촌동생들과 서먹해 지면 모두 불러모아 병맥주 마시며 시원하게 웃던 내가
와인 매니아라고 자청하며 0시에 재즈를 들으며 독일맥주 '블랙타워'의 뚜껑을 오프너로
어렵게 따던 내가
결국 술을 안먹게 된건 신앙적인 결단이거나 건강의 문제가 아니었다.
2. 청년부 간사를 하면서 종종 어린 대학생 들이
'학교에서 자꾸 선배들이 술을 권해요'
라고 말하면..
'먹고 싶냐? 너는? 중요한건 너야. 뭐 먹는건 개도 안건드린 다니까..' 라고 성의없는 대답을 하곤 했다.
'술을 먹는건 죄인가요?' 라고 진지하게 묻는 직장인 초년생의 상담에
'그런 멍청한 질문하는게 죄야..'라고 생각없이 웃던 내가
결국 마지막 한방울 까지 포기하게 된건
3. 필름 카메라 동호회를 하면서 종종 나이많은 선배들이 맥주 한잔을 권하는데,
시원하게 거품이 올라오는 그 갈색액체앞에서 고민하는 동안
내 앞에 앉아 있는 이들이 나중에 회사 혹은 가정에 가서 그곳의 예수믿는 사람들에게
'나도 우리 동호회에 아는 전도사가 있는데, 술 잘먹더만..뭐..사람도 좋고..'
라고 말하는게 두려워서였다.
나 한사람 욕먹는건 좋은데, 나 때문에 술한잔 때문에 진지하게 싸우고 있는 순수한 청년들의 현장에 먹칠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서울의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의 선교여행중 '폭탄주 러브샷'을 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뉴스앤조이'에 올려진날, 이후로
난 잘 먹지도 않던 술, 한해에 한잔 먹을까 말까 하던 술에서 눈을 떼어 버렸다.
나중에 높은위치에 가서 흠잡힐게 두려운게 아니라, 그 목사님 때문에 울고 있는 몇만명이나 되는 성도들의 소식을 들었을때, 내 입에선 '이런 나쁜자식...' 이라는 욕이 나왔다.
4. 전쟁은 가치 있는것일때 하는것이다.
가끔은 내가 무언가 선택하기 전에 이 문제가 나혼자만의 문제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연예인들이 가끔 말하는 '공인'이란 이런걸까?
그렇다면 우리 중에
우리 중에 공인 아닌 사람이 어디있을까?
5.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밤 콜라 한잔하고 싶다.
차가울 수록 목구멍을 타고 넘어갈때 짜릿한 그 맛을 느끼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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