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만들고 보니 리디님도 저랑 같은 짓;;을...;;
오늘은 어찌 어찌 여의치 않아 혼자 광화문에 깄습니다.
지난 번에 연락을 주었던 친구는 개인사정으로, 다른 사람들은 어쩐지 집회는 꺼리는 이유로,
하여간 그래서 혼자 갔더랍니다.
가보니 이쁘장하게 입고 오신 분들도 많더군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집회나 시위, 그런 곳에는 중무장을 하고 단단한 각오를 하고
가야하는 줄 안답니다...ㅡ_ㅡ;
어쨌거나, 가장 편하게 입고, 집에 굴러댕기던 방석하나 끄집어내고,
목감기가 심한 탓에 보온병에 따땃한 물도 싸고, 장갑에 모자에, 가는 길에 김밥까지,
하여간 한보따리 싸서 갔답니다 ^^
에...
디따 추웠어요...ㅡ.ㅡ
해가 있을 때에는 땀이 나는 옷차림이었는데,
원래 마천루 골짜기는 산골짜기만한 바람이 부는지라...ㅡ_ㅡ...
밤에는 춥더군요...ㅜ.ㅜ
그런데도, 역시 혼자라 뭔가 주섬주섬 먹지는 못하겠는지라,
저녁 굶고, 목이 아픈데 끝날 때까지 소리만 지르다 왔답니다 ^^;;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 앞 쪽에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보이는 남자 아이와, 아버지인지 할아버지인지
어른이 같이 있었답니다.
이 아이가 어찌나 똘망똘망한지, 앞에서 뒤로 전달하는 초며 유인물이며 뒤로 전달해달라고 부탁도 하고,
오늘이 처음인 사람들에게 제법 안내도 하고, 앉아서는 키가 모자라니까 일어서서 촛불을 들더군요...
나중에 서명지가 돌 때에는, 어른들이 아이라고 지나치니까 저도 쓰겠다고 달라고 하더니
꼼꼼하게 다 쓰더라구요 ^^
돈 달라고 해서 모금함에 넣는 것은 기본이고, 9시가 넘었다 싶으니, 어른을 재촉해서
이젠 그만 들어가야 할 시간이라고 쓰레기까지 다 챙겨 갔답니다.
정말...어른들이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어요...
신해철씨가 나올 때즈음에는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나가서 콘서트장같았구요 ^^;
정태춘씨의 글과 노래로 마무리하고...쓰레기 치우고 그렇게 귀가했답니다.
한 가지...
제가 정말 멍청했던 것이,
이순신장군을 돌아나와 5호선이든, 버스든 탔어야 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종각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버스를 탔다는...ㅠㅠ;;;
어쨌든 그래서 집에 온 시각이 1시 반쯤 됩니다..;
리디님...
정말 오늘 썬글라스 끼고 가셨던가요??ㅡ.ㅡ?
리디님말고도 썬글라스 낀 사람이 또 있던데요...^^;
아...그리고...
가는 길에 전철에서 강풀님을 봤답니다 ^^;
강풀님 작업실이 저희 집근처에 있다가 최근에 아주 조금 더 멀리 이사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전철 타고 얼마 안 있어 눈 앞에서 꽤 체격이 큰 사람이 있길래 무심코 올려다 보니 강풀님이더군요 ^^;
생각보다 체격이 커서, 과연 정말 강풀님인가 싶었는데, 특유의 목소리톤을 듣고 맞다 싶었어요...ㅎㅎㅎ
하도 오랜만에 팔뚝질을 해서 어깨가 뻐근합니다...ㅡ.ㅡ
목감기에 몸살이 내일의 일과겠군요...;;
하지만...
몸이 아프다고 집에 있느니,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아픈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벌써 3시가 되어갑니다...
저도 슬슬 잡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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