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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계속해서 테잎 틀어놓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애니더라도 원데를 그리 욕하겠냐?......
터무니 없습니다. 관객이 무뇌아인줄 아십니까? 영화는 오락입니다. 영화에서 때리고 깨부시는 시원~함을 주거나, 뒷통수가 서늘할 정도로 반전을 주거나,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감동을 주거나..... 이런 것들이 아니라면 영화를 돈내고 보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습니다. 누군 돈이 썩어나서 개봉관 가서 봅니까? 우린 고독한 작가주의에 참여하는 고상하신 예술가도 아니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놀라운 암시를 캐내는 평론가도 아닙니다.
일본 애니도 재미없으면 안봅니다. 영상미 이전에 오락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원데>......
영상미 쥑입니다. 초반 오프닝 10분.....
입이 안다물어집니다. 그리고 오토바이 씬.....
끝장납니다.
그리고.....
그게 끝입니다.
그게 다란 말입니다.
그거 볼라고 기꺼이 8000원(젠장.... CGV 언제부터 8000원으로 올랐습니까?-_-)을 내실분 있으시겠죠. 네. 그 씀씀이 존중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까지 네~ 하고 기쁘게 내줄거라 바라시는 건 제발 좀 사양입니다.
원데가 뭐가 문제냐구요?
한 마디로 드라마가 없습니다.
스토리라고 하면 착각하실 것 같아 드라마라고 표현합니다.
원데의 설정은 참신합니다. 말이 안된다고요? 매트릭스는 언제 말되는 설정이었습니까? 설정 자체의 참신함은 칭찬할만 하지만 그걸 연출해낸 드라마가 대종상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장나라 양이 열연한 오 해피 데이와 호형호제하는 수준이었단 말입니다.
기억나는 것만 짚어보겠습니다.
1) 레지스탕스를 중심으로한 진영의 긴장에 어떤 일관성이 있습니까? 첨에 수백수천명의 마루인들을 수장시키는 극단적 상황을 만들어놓더니 그다음부턴 마루인들의 평온하고도 전원적이 삶을 묘사하더군요. 레지스탕스란 작자들은 무슨 동네 양아치들처럼, 야 기분 나쁜데 에코반(적세력)의 트럭이나 훔치자!! 이런 농당 따먹기만 하고 있고..... 양아치인줄로 만 알았던 녀석들이 전혀 조직개념도 없는 상태에서 동료 한 명의 죽음을 계기로.....(더구나 그동료는 평소 개구리 뒷다리 엄지발가락 발톱사이에 낀 때만도 못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의기 충천하여 봉기한다음 에코반으로 달려간 것이 겨우 대여섯명....-ㅠ-;;;; 장난 합니까?
2) 적의 첨단 시설내부로 침투하는 스토리를 가진 영화들이 필히 제시하는 것이 주인공이 어떤 능력과 사전 준비로서 그 엄청난 방어/보안시스템을 뚫느냐를 치밀하게 묘사합니다만,.........
원데에선 그딴거 필요없슴다. 경비 1명 목 비튼게 전부죠....
도대체 어디서 침투해서 어느 루트로 탈출하는지 관객은 전혀 모른채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고 지금 주인공이 서 있는 장소가 적들과 어떤 대치상태에 있는지를 모르니 긴장감 발생 전무...;;;;
그러다 별안간 주인공은 타임캡슐룸에 들어가는데 왜 거기서 노닥거리는 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다만 그 예고편에서도 등장했던 화려한 미장센, 스테인드 클라스 앞 총알 발사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목적 하나로 그곳에 들어갔다는 생각밖에 안듭디다. 또 한 편으론 주인공은 언제든 리플레이 가능한 비됴 게임이라도 하고 있는 모양인듯.... 시종 어처구니 없는 여유있는 후까시만 잡고 있으니, 관객된 입장으로서 도리어 적군이 한시바삐 주인공을 생포해줬으면....하고 응원하게 됩니다.-_-
3) 주인공 수하의 남동생과 이름모를 파란머리소녀는 왜 등장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철공소에서 어라, 프로펠러가 어디갔지? 하고 두리번 거리는 장면에서 곧바로 수하 동생이 품에서 프로펠러를 꺼내며 형이 필요하다고 해서 구했다고 말하는 장면은 어디서 3류 개그작가라도 영입해 시나리오를 썼는지 의심스럽게 만듭디다. 그리고 반역/이적죄를 감수하면서까지 수하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여주인공 레이의 감정의 개연성에 대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더군요. 그래서야 레이가 막판에 총맞을때 관객으로서 안타까움이 생기겠습니까? 아.... 총맞았네..... 근데 왜 안죽냐..... 이정도죠. -_-
그리고 갑자기 등장하는 파란머리 소녀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손-
글잖아도 러닝타임 짧아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써야하는 영화에서 드라마 전개에 아무 상관도 없는 캐릭터를 재미로 만들어 출연시키다니.... 통탄스러울 따름입니다. 또 한가지, 어린시절의 수하와 레이가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별안간 레이가 수하뺨에 뽑뽀를 하지요. 그거...... 제정신으로 낑궈넣은 장면인지 묻고 싶습니다.
4) 마지막 에코반 중심부(이름 잘 기억안남;;)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씬...... 시몬은 회심을 하게 되고 악당이 마구 총질을 해서 레이가 심장에 정통으로 맞게 되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 다른거 다 잊어버리고 두 가지만 봅시다. 첨에 악당이 레이를 쏩니다. 그리고 뿅하고 사라집니다. 그후 시몬의 심리적 갈등이 묘사되는데, 그장면에 방해가 되어서 악당을 갑자기 뺀건가요? 캐릭터가 무슨 책상서랍 속의 학용품입니까? 니맘대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게.....
시몬이 결국 수하에 동조하는 맘으로 뭔가의 기계조작을 하는데 아까 없어졌던 악당이 (그새 뭐하다가 인제) 다시 나타나서 시몬을 쏩니다. 대략....어이가 없죠.
그리고 불후의 코메디씬..... 시몬의 개구리 헤엄장면이 나옵니다.
원데 제작자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 장면을 넣지 않았을겁니다.
비쥐엠으로 장엄한 클래식이 흐르고 관객은 감동을 느껴야 할 시점에 등장인물의 느닷없는 개구리 헤엄이라니.......;;;;
그장면에서 관객들이 일제히 까르르 웃더군요.
이런 영화를 돈주고 보아야 한다 강요한다면
원데가 국기에 대한 맹세쯤이나 되는겁니까?
애니를 위해서 그래야 한다는데... 이 영화는 애니로서는 완벽하지만 영화의 기본이 안되어 있습니다. 드라마가 없다.... 이겁니다.
일본애니는 무조건 옹호한다고요?
전 일본애니라도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따위는
역시 드라마가 미완성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고,
내내 지루한 장면 뿐이지만 추억은 방울방울 같은 애니는
엔딩 크레딧 올라가며 가슴이 터져버릴듯한 감동을 받습니다.
전 바보가 아닙니다. 많은 관객들도 마찬가지고요.
한국 애니 현실의 한계때문에 작화가 좀 구렸더라면
전 쌍수를 들고 원데를 옹호했을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원데>는 [영화의 기본]이 안된
작품입니다. 짱나라 여사의 [오해피데이]처럼 말이죠.
차라리 화려한 영상미에 8000원을 희사하라고 말씀하시면
공감하겠습니다만, 자꾸 이제 일본애니라도 비판할거냐라시면
짜증이 납니다.
(딴지 독자게시판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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