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소(起訴)/소추(訴追)/제소(提訴)
공통점 : 셋 모두 다 법원에 대하여 어떠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심판을 구하는) 의사표시(행위)입니다.
차이점 :
(1) 기소란 검사가 형사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대하여 그 심판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피고인의 유, 무죄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것이지요. '공소(公訴)'의 '제기(提起)'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형사소송법 제246조).
(2) 소추란 두가지 뜻으로 쓰일 수 있는데, 하나는 형사상의 소를 제기하여 수행하는 것을 말하며 이때는 기소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두번째로 이번에 국회 명의로 이루어진 탄핵의 발의를 하여 파면을 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헌법 제65조). 김기춘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를 대표하여 소추위원이 되었지요. 그러니까 소추안(訴追案)이라는 것은 '소추합시다'하는 '제안'을 말하는 것이고 이것은 결정과정에서(이번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국회 본회의가 되겠지요) 가결 또는 부결될 뿐 기각이나 각하되었다, 라는 말은 할 수 없는 것인데, 왜냐하면 소추안은 법원에 공이 넘겨지기 전에 소추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마련한 안건(案件)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3) 제소란 '소(訴)'의 '제기(提起)'를 말합니다. 형사사건 이외의 사건에 있어서 법원에 대하여 심판을 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거는 행위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참고로 '소(訴)'와 '소송(訴訟)'은 일상적으로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엄밀히는 의미는 같으나 사용되는 범례(範例)가 다른 말입니다. '소의 제기'로서 '소송계속'의 상태가 형성된다, 는 말로 이해하면 편하겠습니다.
2. 인용(認容)/기각(棄却)/각하(却下)
공통점 : 셋 다 모두 원고 또는 청구인의 청구에 대하여 법원만이 내릴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적인 판단의 형태입니다.
차이점 :
(1) 인용은 형사사건 이외의 사건에 있어서 원고 또는 청구인의 청구에 대하여 법원이 그 주장이 옳다고 인정하여 요구하는 대로의 결론을 내려주는 판단입니다. 예를들어 원고가 피고에게 금 일천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했을때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어 '피고는 원고에게 금 일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릴때 원고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었다, 고 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라면 국회를 대표한 소추위원인 청구인측이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을 탄핵하여 공직에서 파면(罷免), 그러니까 쫓아내는 것을 구하는 것인데, 이때 헌법재판소가 인용판결을 내린다면 청구인의 말이 옳으므로 대통령을 쫓아내야 한다, 고 하는 판단을 뜻하는 것이 됩니다.
(2) 기각이란 민사소송법에서는 신청의 내용을 종국재판에서 이유없다고 하여 배척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각의 재판은 본안판결(정말로 누구 말이 옳은지를 법원이 일일히 판단해 보는것)이며, 소송적, 형식적 판단(소 제기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었는지만 검토하는 것)인 각하와 구별됩니다. 이것이 일반적인 의미의 기각이며, 형사소송법상의 공소기각, 또는 정식재판청구의 기각은 절차의 무효를 이유로 하여 절차를 종결시키는 형식재판을 뜻하는데 이는 예외적인 경우입니다(이것은 본안심사결과 무죄판결을 내리는 주문형태가 하나 더 있는 형사소송의 특색 때문입니다).
(3) 각하란 넓은 의미로는 국가기관에 대한 행정상 또는 사법상의 신청을 배척하는 법원의 처분을 말하고, 좁은 의미로는 민사소송법상 소가 소송조건을 구비하지 아니하거나 상소가 그 요건을 구비하지 아니한 때(예를 들면 인지를 붙이지 않았다든가, 피고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든가), 소 또는 상소를 부적법한 것으로 하여 본안판단을 하지 않고(이번 사건의 경우라면 국회에서 본회의 의결과정에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어 도저히 국회의 소추안이 가결되었다고 볼 수 없을 경우 또는 헌법상 규정된 탄핵사유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령 대통령이 편식을 한다든가,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든가 하는 이유로 탄핵하자고 하는 등)소송을 (청구인의 주장이 타당한지 따져볼 필요도 없이) 종료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각하라는 말은 따로 쓰지 않고 '기각'이라는 말로 통일하여 쓰고 있습니다.
아래는 볼수록 정이 새록새록 나는 조선일보 만평(5월 14,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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