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학생의 글입니다.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
그는 진정한 과학자였습니다.
그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편이었고 공부에 열심이었던 아이였습니다.
또한, 강의를 하루로 빼먹지 않는 성실하고 착한 아이였습니다.
그가 나에게 건넨 수줍은 첫 마디는 "과외자리 하나 없니?"
그는 생각이 많고 사려 깊은 아이였습니다. 형편이 안 좋은 가정을 위해서 조그만 하나마 보탬이 되려고 노력했던 아이...
그는 젊은 나이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학업과 돈, 그의 대학시절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의 별명은 멀대, 키는 컸지만, 왠지 약해 보이는 하지만 강한 마음과 심성을 가진 아이..
대학원을 입학한 재규는 군대를 가겠다고 했습니다.
왠만한 애들 같으면 기피할 군대를 저는 "이왕 공부할꺼면 전문연구요원으로 박사까지 밟는게 어때?"
그렇지만 그는 조국을 위해 과학자에게는 어두운 터널과 같을지도 모르는 2년을 바쳤습니다. 제대를 한후 재규는 석사 3학기를 다녔습니다. 석사학위를 한 학기 남겨두고...
재규는 돈을 벌어야 겠다며 휴학을 결심했습니다.
이 나라의 열악한 과학자들의 연구 환경은 재규로 하여금 학업이 아닌 돈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는 참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였습니다. 진정한 과학자로서의 재질이 보이는 아이..
그는 6개월전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과학자로서의 꿈을 포기 할수 없었던 거죠.. 이제 그에게는 석사논문만 남았습니다..
한달전, 그는 나에게 남극에 가겠다고 인사차 찾아 왔습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너무 무서운 남극..ㅡㅡ;
그는 학업과 경제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남극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너 수영 할 줄 아니?"
"아니 전혀 못해"
"남극에서 내가 수영할 일은 없을꺼야 걱정하지마"
그는 아무리 열악한 우리 나라의 과학자들의 연구 환경이지만 이 나라를 믿었습니다.
며칠전 뉴스에 전재규 남극에서 실종이라는 속보를 봤습니다.
남극에서 조난당한 대원을 구하러 파견된 구조대에 속했다는군요.
전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전 구조 대원은 소방대원 아저씨나 군인아저씨같은 구조 훈련을 받은 구조대가 하는줄 알았습니다. 이 나라의 과학자가 보호받아야할 과학자 전재규가 키는 커 보이지만 운동을 좋아하지두 않고 약한 수영두 할줄 모르는 재규가 해야 할 일인줄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과연 이나라의 과학자들은 어떤 일까지 해야 될까요..
재규가 구조대에 포함 될수 밖에 없었던 이나라가 원망 스럽습니다.
저는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말씀을 믿습니다. 재규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재규의 뜻을 받들어 우리 과학자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는 이 나라에 재규와 같은 희생양이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여 이나라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 것입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에 재규가 죽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재규의 유가족에게 충분한 보상과 재규가 국립묘지에 안장 되기를 바라는 재규 아버님의 꿈이 이루어 졌으면 합니다...
재규야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