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이글을 읽지 않길 바랍니다.)
기본적으로 M님의 글을 읽으면서, 역지사지를 못할 사람은 읽지도 말라길래 뭔가 스토리가 있구나 나름대로 생각하려 애썼다. 그가 훈계하고자하는 대상들이 행한 매너없는 행동들, 굳이 확장하여, 대화의 의사가 없으면서 어떤 인간관계의 실적에 준하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M님을 애드한 사람들이 몇몇 있었고,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M님이 그런 불쾌한 심정을 나타낸 글이라 믿으려 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거다. 다음은 M님이 자신이 쓴글에 코멘트로 달아 놓은 내용이다.
"쓰다가 빼먹었지만 당연히 들어가야 할 말. -_-)=b
그리고 애드 승낙했으면서두 말이 없는 생각없는 인간들.(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시기한가?) "
'생각없는 인간들' (이쯤하면 막 나가자는 거죠? -_-a)
이 한 마디로 M님이 애시당초 느꼈던 불쾌감의 정체와 그분이 세상을 바라보고 또한 살아가는 방식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애드한 것을 받아들이고서 대화를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그분에겐 '생각없는 인간'들로 전락해야 할 만큼 M님은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 그런 사람 많다. 세상을 오로지 자신의 시각으로만 재단하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땅위에 같이 숨쉬고 같이 걸어다닌다는 사실을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나의 경우를 보자. 25명의 메신저 대화리스트중 15명은 상대방이 날 애드한 경우고 나머지는 반대다. 25명중 1명은 아마 매일 대화를 하고 있고 2명은 가끔, 5명은 가물에 콩나듯 한번 그리고 애드한 이래 딱 한 번밖에 대화를 하지 않았다 말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들이 나머지다. 그럼 여러분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이 나의 이런 메신저 사용법을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가당한가? 내가 여러분에게 스팸 쪽지라도 보냈다면 잠자코 있을 것이다. 내가 뭐 어쟀다고. 저게 내가 메신저를 사용하는 방식이란 말이다. 마소에서 메신저를 배포할때 '메신저의 도'라고 분류된 배포조건이라도 내걸었냔 말이다. 메신저에 있는 바쁨, 어디 다녀옴, 전화중....어쩌고 하는 상태옵션을 쓰는 건 내 맘이다. 내가 그걸 충실히 씀으로써 '메신저의 도'를 지켜야할 하등의 조건이 이땅위엔 없다.
그리고 좀 다른 이야기를 하자. M님이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말이다.
세상에는 수천명의 사람들과 친밀한 교류를 주고 받으며 인간관계의 제왕이라 자부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두어 명의 친구가 그의 세계의 전부인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거리에만 나가면 아는 사람 천지에다 인사하느라 바쁜사람도 있는 반면, 행여 누가 알아볼까 저어하며 썬글래스를 끼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아무렇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도 있는 반면, 몇번의 소개와 몇번의 마주침과 몇번의 절묘한 기회와 몇번의 용기와 몇번의 시도와 몇번의 확인후에야 상대방에서 어려운 첫 마디를 건네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별별 잡기적인 이야기도 다 꺼내놓으며 만족해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로또 1등에 당첨된 일 정도는 되어야 이야기 꺼리가 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애드 요청이 들어오면 대화의사가 없다 싶을때 단칼에 거부할 수 있는 직설적인 사람도 있지만, 그닥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행여 무슨 일인가 싶어 수락을 하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게시판에 글을 적을 때면 이름 이멜 홈피까지 다 적어주고 나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딘지도 모를 구석진 사이트에서 어수룩한 닉만 걸어놓고 두번 다시 연결되지 않을 인연의 끈을 남겨놓고 나오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는 미니위니에 접속할 때마다 온라인이니 식사중이니 자신의 상태를 외부에 알리는 데에 익숙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언제나 고스트가 되어 있는듯 마는듯 한 상태를 마음 편해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그 '차이'가 아니라, 그 '차이'때문에 상대를 '생각없는 인간'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덧붙이고 끝내도록 하자. 내 메신저 대화리스트중 한 분에 대한 이야기다. 언제 애드한 건지 기억이 안나는데 대화를 주고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다 며칠전 별안간 그분이 어택해 오셨다. 그날 주고받은 문장은 열 줄이 조금 못되었던 걸로 안다. 게다가 (전화든 만남이든) 마무리 짓는 걸 어려워 하는 내 성격탓에 조금 뻘쭘하게 대화가 끝났다. 그리고 나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는가? "우앗^-^!!! 그분이랑 대화했어!!!!"(물론, 그후로도 내가 대화를 건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이게 M님이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다. 욕을 먹을 만큼 나쁜 짓을 했다고는 생각치 않지만, 굳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죄송하다. 그리고 몇달전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해줄 성격(그분 기준에서)도 아니면서 애드를 받아준 내 '생각없음'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깨우쳐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원하신대로 대화상대에서 삭제해 드렸다.
이젠 난 '생각없는 인간'이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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