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제 몫 찾기
십일조 제 몫 찾기 2
성도들이 내는 헌금을 교회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약하나마 이를 바로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몇 번 글을 올렸습니다. 저야 교회 내부 사정에 밝지 못해 제가 아는 선에서만 조심스럽게 적었습니다만, 한 목사님께서 그 실상을 낱낱이 고백하는 글을 보내오셔서 이 곳에 옮깁니다. 이 목사님의 실명은 밝히지 못합니다. 실명을 걸고 이런 글을 올리지 못하는 기독교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기독교인이어도 좋습니다. 아니어도 좋습니다. 기독교 안티여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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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교회밥을 먹고 사는 젊은 목사입니다.
제 밥그릇 이야기라서 한참을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명박 장로님이 대통령이 되신후 3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교회 안의 개혁을 향한 소망이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요새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젊은 아내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덩그라니 남게 된 두 아이를 위하여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이 모금활동에 애를 쓸 때 깨달았습니다. 아, 우리의 돈에 문제가 있구나. 사실 그런 어려운 일이 생기고 알려지면 지역교회나 선교회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이 마땅할텐데 그런 낌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교인들은 헌금을 합니다. 많이 하시는 분은 십일조를 비롯해 여러가지 헌금을 하고 적게 하시는 분들도 주일헌금 몇천원은 꼬박꼬박 하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사실 여러분이 어떤 명목으로 헌금을 하든 교회에서는 한가지 명목 즉 수입으로 뭉텅그려 놓고, 행사계획에 맞추어서 예산을 나눕니다.
흔히 선교헌금을 하면 선교사들에게 간 다고 생각하지만 거의 그렇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1,000 명이 나오는 교회가 있다고 합시다. 일년 중 한 주에 한 번 만 원만 헌금해도 1,0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연초에 선교헌금을 작정하죠, 매달 얼마씩, 그러면 30%정도가 작정합니다. 그러면 얼마일까요? 1만 원*12월*300명= 3억6천만 원 입니다. 개중에는 3만 원, 5만 원 하시는분들도 계시죠.
보통 선교사 한 가정이 생활하는 데 드는 돈이 4,000만 원입니다. 그러면 대략 여덟 가정 정도 파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말에 공동의회 가서 선교사에게 얼마 가는지 살펴 보십시요. 보통 한 선교사에게 한달에 5~10만 원정도 후원합니다. 그런 분이 주보에 수두룩 합니다. 숫자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주보에 20~30 명이 있지요. 10만 원*12월*30 명= 3천 6백만원 입니다. 나머지 금액은 그냥 교회의 일반수입에 잡힙니다.
감사헌금이건 십일조건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다니는 데 가장 장애가 되는 헌금이 십일조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소득의 10분의 1을 매달 헌금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교회에서도 정말로 10%정도의 출석교인만이 성실하게 매달 십일조를 합니다. 물론 더 많은 퍼센트로 십일조를 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1000 명 중에 100 명이 매달 십일조 20만 원을 한다고 생각해 볼까요? 매달 2천만 원입니다. 사실은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럼 1000 명 교회는 교역자를 몇 명에게 월급을 주는가? 이건 주보나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천만 원이면 대략 200만 원씩 10명? 아닙니다. 이상하게도 150만 원씩 5 명 정도를 고용합니다. 물론 담임목사에게 많이 주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사례비 차이가 2~5배 정도 납니다. 서울 대형교회는 10배도 납니다. 어쨌거나 남습니다. 그럼 다시 일반예산입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열심히 헌금해도 교역자들 사례비가 올라가지 않고, 선교사들 생활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교회 안 다니시는 분들은 교회에 헌금하면 목사가 다 가져간다 라고 생각하시는데, 정말 나쁜 서울의 초대형교회도 담임목사가 챙겨가는 비율은 5%가 안됩니다. 교회예산이 정말 많거든요.
그러면 교회는 그 수많은 헌금으로 무엇을 할까요?
1. 일단은 부동산을 삽니다. 이것은 교회건축을 위해서입니다. 교회를 건축하기 위해 땅을 미리 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아파트를 사서 전세를 주고 시세가 오르면 팔아서 차익을 남깁니다. 안정적이고 수익좋은 사업입니다. 아니면 건물을 사서 교육관으로 씁니다.
2. 다시 교회 내부에서 돈을 돌립니다. 교회 헌금이 외부로 나가 지역사회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는 것은 10%가 되지 않습니다. 공동의회에 가서 연말결산서를 요구해 보십시요. 대부분 교회내 구제비, 회식비, 당회여행비 등으로 돌아 갑니다. 상당한 교인들은 본인들이 낸 헌금보다 더 많은 금전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3. 빚 갚는데 씁니다. 일단 건축을 하면 수년에서 수십 년동안 은행빚을 갚아야 합니다. 아직까지 미리 돈 준비해놓고 건축하는 교회를 본 일이 없습니다. 빚 갚고, 신협이 있는 교회는 신협에 저축해서 다른 교회에 빌려주기도 합니다.
그러니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건 제 밥그릇 이야기니까 감히 말씀 드리건데, 헌금을 줄여서 여러분이 의미있다고 생각하시는 일에 쓰세요. 중형교회 이상은 절대 구조상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없습니다. 빚만 없으면요. 오히려 재산이 엄청납니다. 은행잔고나 부동산으로요.
그러니 쌍용차 해고노동자에게 후원하던지, 시골교회 목사님 아이들 학원비를 드리던지, 해외의 선교사님들 차를 바꾸어 드리던지 알아서 하세요. 교회에 헌금 안내면 하나님께 벌받는다고 하는 것 어떠한 성경적 신학적 근거도 없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제직회, 공동의회 등에 가서 꼭 연말결산서 요구 하셔서 교회의 돈이 잘 쓰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매일 교회밥 먹고 살면서 가난한 교인들이 박스 주운 돈 모아서 헌금하는 것 보면 눈에서 피눈물이 납니다. 당장 그 다음 주 장로수련회 때 알래스카 가서 랍스터 먹는데 저 돈이 쓰일텐데 하고 말입니다.
교회가 돈 때문에 부패했다면 돈을 줄여서 정신을 버쩍 차리게 하는게 교회개혁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