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도였나? 교회 또래들이랑 모처럼만에 서해 머시기 섬으로 엠티를 갔었다. 기타를 뚜등기고 준비한 음식도 먹고 게임도 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자정 무렵, 영규가 갑자기 주섬주섬 거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걱정습게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늘 자정이 되기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돼."
http://secrice.compuz.com/bbs/view.php?id=photo&page=1&no=272
이 녀석이 영균데, 키가 190에다가 덩치는 산만하다. 그런 녀석이 엠티 와가지고는 일찍 자야한다며 징징대는 모습은 진짜 우스꽝스러웠다. 그뿐인가.
매주 조모임에서 성경을 몇 장 읽었는지 체크하는데, 영규는 항상 일곱 장을 읽었다. 여섯 장도 아니고 여덟 장도 아니고 정확이 일곱 장, 한 주도 변함이 없었다. 어느날 궁금해진 조장님이 영규에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넌 왜 꼭 일곱 장만 읽니?" 그러자 영규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전 잠자기 직전에 꼭 성경을 한 장씩 읽거든요. 그래서 1주일에 일곱 장이 되는거예요."
"더 많이 읽어도 되잖니?"
"안돼요. 잠자기 전에 꼭 한 장씩만 읽는 거예요."
뭐랄까... 귀여운 꼬마아이가 엄마에게서 배운대로 매일밤 침대머리에서 손을 모으고 옹알옹알 기도를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그 귀여움이라니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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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야행성 체질이라 생각했던 내가 요즘은 해만 떨어지면 졸립고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으려면 힘에 부친다. 그리고 새벽 4시무렵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 그러니 저녁부터 졸릴수밖에 없는 악(?)순환인 것 같다. 암튼 영규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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