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이땅에 자리잡기 전에 우리가 사회로부터 정보를
규격공급받는 주된 통로는 '규격화된 매체'였다. 신문과 소설책, 문학전집, 교과서, 하다못해 나뒹구는 여성잡지 하나에도 교열(校閱)이 있고 감수(監修)가 있었다. 99% 표준어로 구성된 정보세계 속에서 누가 의도하지 않아도 맞춤법은 체화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 세대가 하루동안 접하는 문자언어의 태반이 정리되지 못한 논리와 비어, 오문 투성이로 범벅된 잡문으로부터 나온다.
'굳이'를
'구지'로,
'낫다'를
'낳다'로, 오류는 반복되고 반복은 학습으로 이어진다. 단편소설 '책상은 책상이다'에서처럼, 그른 것이 누적될 수록 올바른 것이 희석되며, 종국에는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이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을 듯 싶다. 하나는
책을 많이 읽을 것, 즉 바른 문자언어에 보다 자주 노출을 시켜줌으로써 그 반대의 해악을 상쇄시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코멘트를 통해 비어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주는 작업이다. 혹자는 무척 기분나빠하는데, 잘못된 걸 가르쳐주면 밥 한 끼 대접은 못할 망정 화는 왜 내는지 이해가 안된다. 상처를 건드리면 아프듯이, 무식함에 소금을 치면 쓰라린 법이다.
(그렇다고 잘난척하면서 지적하는 녀석은 더욱 밥맛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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