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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적십자사와 제약회사의 구린 치부가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그중에 기사 하나를 읽은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몇 자 적어놓은 글을 읽었다. 뒷골이 뜨뜻해졌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헌혈인구들 중에 적지 않은 숫자가 헌혈에 대한 철학이 없다. 사람을 살리는 것, 나누는 것, 소중한 것, 귀한 것 등등 몇 가지 추상적인 개념들만 김현수와 윤도현 얼굴에 어렴풋이 겹쳐질 뿐이다. 금강산댐을 막기 위해 평화의댐 모금함에 멋도 모르고 천원짜리 한 장 넣으러 시내까지 버스타고 나가는 코흘리개 아이처럼, 무엇을 위해 헌혈을 하는지 헌혈의 시스템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수혜자에게 있어 그 시스템의 가치는 어떻게 다가가는지에는 철저히 무관심하다. 그저 전화카드만한 크기의 헌혈증 하나를 받아들고 뭔지 모를 뿌듯함에 젖어드는 감상이 그에게 있어 실존으로 다가오는 의미의 전부란 얘기다. '빵하나에 아까운 피를 팔았다'며 겁없이 가치비교를 하는 저런 모습이 그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 LG25 알바가 싸가지 없다고 미니스톱 가서 물건을 사는 것과 차이가 무엇인가? 애시당초 '헌혈을 통해 내가 얻는 것'에만 주목하는 '소비자'에게 있어, '환자의 생명에의 연대' 따위는 편의점에서 파는 껌값만도 못하다.
적십자사가 당신의 혈장을 제약회사에 팔아먹어서 화가 나는가?
그럼 혈소판 헌혈을 해라. 제약회사에 안넘어가고 전량 백혈병 환자에게 공급된다.
적십자사가 당신의 전혈을 환자에게 돈 받고 팔아먹어서 화가 나는가?
그럼 더 열심히 헌혈을 해라. 그리고 그 헌혈증을 주위 사람들과 공유해라.
뭐가 문제인가? 적어도 당신이 헌혈을 안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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