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나 님과 같은 편인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분의 싸우는 방식
에 완전히 동의를 하지는 않는다. 법정과는 달리 토론의 장에서는 심판자도 없고 '아, 니가 그런 사정(혹은 뜻)이 있어서 그랬던 거구나, 애! 쟤가 그랬다잖니, 이해해 주렴' 하고 말하는 조정자도 없다. 의도된 무리는 반전이 해명되는 영화의 결말과도 같이 관객이 스스로 깨달아줄 때에야 성공한 무리로 평가될 수 있는 법이다.
말은 내가 하되 그걸 듣는 것은 상대방. 반대로 말해, 상대방이 자기 베이스를 깔고 나오면 내가 그걸 거부해야 하는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내 베이스는 인정되고 상대 베이스는 배제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성된다면 애시당초 토론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게 안 되니까 토론을 시작하는 거고.
나는 이런 혼재된 방법론 사용을 '
빌미(빈틈)를 준 죄'에 포함시켜 이해한다. 자폐 님의
'미니스커트 쳐다보는 짓 좀 그만했으면 합니다' 같은 글은 그것을 작성한 이나 작성한 이가 속한 집단의 처지를 이해하는 베이스에서는 수긍을 할 만한 글이지만, 그 '베이스를 깔아야만 한다'는 한계점이
논리적 오류를 부르고, 같은 오류로 대응하는 반대 진영의 비꼼 앞에 할 말이 없다. 동어반복에 욕설의 장으로 승화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만 남는다.
그래도 즐겁다면 할 말이 없으나, 갈 길이 바쁜 옆 사람은 답답할 따름...
덧. 더 자세한 얘기는 -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게을러서) 안 쓰고 있는 - '전선은 직선이 아니다'와 '그들을 위한 개작' 그리고 '
갈등 중독 2'에서 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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