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공의 적>의 이성재가 가진 명예와 권력과 재산은 그저 껍데기이거나 부차적인 수반물에 불과하다. 그 안에 있는 폭력성과 잔인함이 그의 본질에 가깝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이성재는 그저 유머 감각이 조금 떨어지고 융통성이 부족한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일뿐, 그 안에 있는 검은 세상을 알지 못한다. 알게 될 수도 있겠지.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밤, 골목길에서 그의 예리한 칼날에 복강이 찢기는 그날에.....
그렇다면 이런 사람이
공공의 적
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섬뜩할 뿐이다. 저런 사람이 내 주위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저런 사람이 함께 숨쉬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오타쿠가 득실대는 세상이 더 천국 아닌가.
덧. "이유는 필요없다. 그저 미운 거다."라는 말은 이 사회의 불합리와 증오의 분량을 어떡해서든 덜어보고자 하는 일말의 노력을 깡그리 증발시켜버리는 말이다. 말이란 건 그저 생각을 담아낸 그릇일 수도 있으나, 그안에 담긴 것이 배설물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려 꺼낼 줄을 알아야 한다.
덧2. 이 난리의 시초가 된 한 블로거는 지난 황우석 사태 때 더러운 욕질로 유명했던 인물.... 그의 블로그에 댓글도 몇 개 남기다가, 그냥 상종하지 말아야겠다싶어 브라우저 차단 목록에 올리고 신경을 껐었다. 그러다가 돌연 블로그를 닫고 사라지길래 정신 차렸나 했더니, 다시 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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