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때 집에 가는데, 옆에 꼬마애들이 막 몰려있더군요..
호기심에 쳐다봤더니, 근처 교회에서 100원짜리 고추맛명태포(비슷한것을)나눠주면서
교회다니라고 하더군요.
좀 씁슬했습니다.
진심으로 '교회다니렴. 안그러면 나중에 지옥간단다'가 아닌
'교회다니면 이거 준단다. 이거 주면 교회올꺼지?'같은
아이들과의 '거래'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물론 그 계기로 교회에 나온다면, 그렇게 해서 구원받는다면 좋겠지만...
글쎄요. 근본적으로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교회 주일학교 교사들은 매주 토요일오후를 거의 그런식으로.... 학교앞에서 아이들을 유혹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방법에 관한 여러가지 생각은 많지만,
그 분들의 진지한 복음에 대한 열정과
먹을거 하나로 그냥 줄줄 따라왔던 아이들이
몇년이 지나서 나름대로 진지한 신앙인으로 자라서
중 고등부에 처억 올라오는 것을 보면...
하나님이 전도의 어리석은 방법을 사용하신다는 말씀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외치지 않으면
돌(stone)들이라도 소리치게 하시겠죠...
리디 posted at 2004-04-10 18:26
reedyfox is level 38 llllllllll
뭘 외치고 있느냐도 생각해 봐야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눔으로써 유대감을 키우고 거기에 터잡아 복음을 전하는 것과
교회 출석의 댓가로 먹을 것을 제공하는 건 분명 천지 차이입니다.
인식을 못할 뿐, 모든 것들은 아이들의 무의식에 남습니다.
훗날 정말 '진지한 시점'에서 어른이 된 아이들의 신앙관을 만드는 것은
그런 무의식의 축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선물을 준다는 전도사의 이야기에 번호표를 받아들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던
제 모습이 인식의 세계로 들어온지 벌써 10년이지만 떨치기 쉽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저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봐도 저나 제 친구들이 여름성경학교를 가는 목적은
교회에서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하는 것보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먹기 위함이 더 컸어요
여름성경학교가 끝이 나는대로 교회에 발길을 끊는 친구들이 꽤나 많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는....제가 기독교인이 아니다보니 잘 몰라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독교 전도 방식의 모토가 왜 "예수천국 불신지옥" 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요....^^;;;;
(아니면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라는 문장에 제가 모르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건가요??)
미션스쿨에서 필수적으로 이수를 해야하는 기독교 개론 과목이라던가 채플같은것도 그렇구요
딴얘기지만.....학교다닐때 강압적으로 들었던 채플수업보다
기독교 개론을 담당하셨던 교수님(아마 목사님이었을겁니다)의 의미심장한 강의와
기숙사시절 이른아침의 경건회때 들었던 찬송가들이 와 닿았던게 기억에 참 많이 남아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복음송보다 찬송가를 더 좋아해요...^^;;;)
posted at 2004-04-10 22:20
lucion is level 3 llllllllll
흠...
교회에서는 확실히 전도의 방법으로 물품을 동원할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 부작용을 더 많이 봤던 터라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저렇게 교회에 '동원'되었다가 나중에 머리가 굵어지고 떨어져 나온 아이들은
다시 교회로 부르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몇 배 이상 필요합니다..
먹을 것으로 유혹하던 교회에는 별 것 없었다는 인식을 깨느라 그렇지요...
부끄럽지만, 그런 사람들을 전도하려했다가 능력 부족으로 실패한 적이 몇 번 있는 저는,
아이들에게 전도를 할 때 과연 어떤 방법이 좋겠는지 지금도 생각 중입니다...
posted at 2004-04-10 22:24
lucion is level 3 llllllllll
헤에....
예수천국 불신 지옥은 사실 기독교인들에게 더 절실하게 필요한 말입니다...;;
(정말로, 진짜로, 무지무지~~~!!!!)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기 때문에 믿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분은 나를 세상에 지으신 부모이며, 귀한 자식을 나의 죄의 댓가로 내어주셨으며,
지금도 내 뒤에서 나를 지키고 계시는 단 한 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박재성 posted at 2004-04-10 22:54
lemonedman is level 2 llllllllll
전 그런 걸 주는 교회가 싫어서 안갔지요...-_-;;초등학교때 같은 반 놈이 그런 절 보고 '바보같이
그런거 다 공짜로 주는데 왜 안가노?' 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지금도 그녀석이 교회다니는진
모르겠지만...그 당시의 나이때 들었어도 참 한심했었습니다;
posted at 2004-04-11 21:12
coramdeomoon is level 6 llllllllll
[[낭패]]상처받은 가슴들......저 역시도 모태신앙으로 '신앙의 자유없는' 맹목적인 어린시절을 보내다가, 10대가 되어서 반항하느라 결국 교회를 등졌죠.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터진 80년 광주민주항쟁으로 인한 휴교시절,
서슬퍼런 군사정권아래....눈도 귀도 꼭꼭 막혀있던 그때
하도하도(very very)....답답해서
배구팀에 들려고 새벽기도(그 교회 청년들이 새벽기도마치고 배구를 한다길래)를 나가기 시작해서....발목이 콱 잡혔답니다. 지금생각하면 어머니의 눈물섞인 기도응답이었던것 같아요. 잘난척하고 혼자서 교회밖을 빙빙 돌던 막내딸을 위한.
전도방법의 문제는....참 예민한 것이지만...구원의 문제처럼 하나님께 속한 것이겠죠.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하나님은 우리전도의 방법에는 관심이 없는게 아닐까...싶어요. 결국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니까....여호와 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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