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 님의 글에 탄력을 받아 쪽 팔림을 무릅쓰고 올립니다.
제가 혼자서 공상을 많이 하는 편예요. 다음 얘기도 그런 차원에서 읽으시면 됩니다.
오늘 아침 9시에 수업이 있었어요. 고연전 하는 날이라 휴강 가능성이 높았지만 혹시나 해서 학교를 갔답니다. 강의실엔 아무도 없더군요. 여차 하면 바로 나가리라 생각하고 맨 앞에 앉았습니다. (출입문이 칠판 옆에 두 개 있습니다. 즉 뒤에는 문이 없다는...)
잠시후 남학생 한 명이 들어와 뒤로 가서 앉았습니다.
잠시후 또 남학생 한 명이 들어와 뒤로 가서 앉았습니다.
잠시후 여학생!! 한명이 들어와 뒤로 가서 앉았습니다. 고개를 들지도 않고 알 수 있었습니다. 또각또각 발소리가 났거든요. (그 소리 참 매혹적이라는........-_-;;;)
이윽고 9시가 넘었지만 교수님은 나타나지 않았고 실망한 남학생 한 명이 저를 지나쳐 강의실을 나갔습니다. 잠시후 또 한 명이 나갔습니다. 자, 그럼 한 명이 남았지요. 또각또각 소리가 안 났으니 남은 사람은 마지막에 들어온 여학생일 겁니다.
근데 왠지 저는 나가기가 싫었어요.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저는 여성의 존재감 자체를 매우 좋아합니다. 한 공간에 남자 여자 한 명이 같이 있다는 사실에 아주 포만감(.. )이 느껴졌습니다. 기분이 좋아져서 그냥 공부나 해야겠다 하고 교과서를 펼쳤습니다.
그러기를 30분여....
갑자기 의아스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뒤쪽에 앉아있을 그 여학생..... 그 여학생은 왜 안 나갈까.... 휴강인게 드러났는데 왜 강의실을 나가지 않을까... 하는 궁금함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매혹적인 구둣소리의 주인공 사진을 리디스타일에 올리는 것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거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친족상속법 수업 들으시나봐요."
"네...."
"저도 이 수업 듣는데, 오늘 휴강인가 보네요. 하핫.... 학교 괜히 왔네요."
"^-^ 그러게요."
"음.... 그런데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네? 무슨...."
"다름이 아니라....."
이런 식이라면 대화가 잘 풀릴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 말을 걸어보는거야! 저는 굳게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늘 들고 답니다. 꽤 무겁습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뒤를 돌아본 순간!!!!!!
..............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
환청이었을까.... 분명히 또각또각 소리가 났는데....
남자 구둣소리를 듣고 혼자 히죽거렸던 건가.....
공부에 심취한 나머지 나가는 소리를 못들은 건가.....
아..... 아직도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구둣소리..... 구둣소리.....
제가 살짝 미쳤었나 봅니다.
명 오늘 
명
PRINT Text
PRINT 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