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체에다 몸살까지 겹쳐서
한 이틀 정도를 마치 신생아처럼 잤다.
어디서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지
노아홍수처럼....끝없이 퍼붓는 잠에 눌려서
어제는, 지각출근하고, 일찍 조퇴해서 집에 와서 다시 잤다.
자고 또 자고.... 또 잤다.
좀 해매다가 정신이 들고보니
식구들이 밥은 어떻게 먹었을까?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전에 해 둔 밥이 쉰 냄새를 풍기면서 밥솥에 들어있다.
빵만먹었군...흐음.
정신이 좀 든 오늘 아침
구수한 보리밥을 아주 질게 지어서
매운 풋고추에 청국장을 끓여 국산콩두부를 넣고 맛나게 차렸다.
'에이 맛난거 하나도 없네...냄새나는 청국장밖에는...'
은아가 투덜댄다.
'몸에 좋은것이니까 먹자...응...두부낚시하자....자~자~'
'옴마! 어제는 아빠가 우유를 뜨뜻하게 해주어서
아침에 그거 먹는다고 죽을뻔했어'
흐음~~이 여름에 미지근한 우유라.....남푠아~
'배는 안고팠어?'
'배가 고팠지...학교에 가자마자 고프던걸....'
애구 우짜노 내새끼....
'근데... 엄마가 밥을 억지로 먹게하는 날엔 배가 아파...
아빠가 조금만 주는 날은 배가 고프고....'
반찬 갯수대로 골고루 먹으라고 채근하는 엄마앞에서
억지로 몇숟갈을 떠 넣으면서 하는 말이다.
이히~~
그랬구나
입 짧은 은아에게
배아픈 엄마사랑
배고픈 아빠사랑....
아프지 말아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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