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습니다.
성탄을 축하합니다.
남부지방 / 여기는 잔뜩 흐렸고
눈같지 않은
싸래기같은 희끄무리한 것이 조금 내리더니
아쉽게 그쳐버리고
이제 막 어둠이 깔리는군요.
다들 퇴근해버린 시각
너무 바삐 돌아간 하루가 힘겨워서
잠시 멍하니 앉아 봅니다.
아이들을 위한 수업준비로 바쁘고
아이들 문제를 보듬고 있어야할 교사가
교육과정 편제와 컴퓨터 입력문제로, 각종대장에 기록하는 여부와 졸업사정 진급사정회....등등을 준비하고 치르느라, 종일 ...완전히 지쳐버렸습니다.
이럴때, 가장 귀찮게 느껴지는 존재가 아이들입니다. 이런...
어둠이 약간씩 깔리는 교무실에 혼자앉아
본인의 무능함 때문에
꼬여버렸던 일정을 반추해보고
어둠색깔만큼 조금씩 우울해집니다.그려.
생각해보면
정말 기쁜날인데
우리를 위해 한 아기가 오신 날인데
거울속에 보이는 생기없이 늘어져버린 낡은 내 얼굴이
와락 싫증 나면서,
축복받은 이 날과 멀리 동떨어져버린것 같은 내 모습을 봅니다.
아~~
이젠 다시 기운을 회복해서
즐거운 성탄을 맞이해야죠.
내일은 성탄예배후에 영화를 예매해두었습니다.
리디가 그토록 못견뎌했던, 마크가 무지 칭찬했던
문제의 그 영화 ' 오페라의 유령'을 볼 겁니다.
아들녀석은 시큰둥한 반응이지만, 은아는 좋아라~하더군요.
만화책을 열심히 본 탓에 줄거리는 꿰고있는 은아입니다.
즐거운 성탄되세요.
생각하는 여우, 사랑스런 마크, 보고싶은 준희, 도사님 인이, 구여븐 꼬만도, 박서방 재성, 가슴이 따뜻한 푸레, 개성파 눈꼬마, 아름다운사람 제스미나, 마크랑 염문이나버린,, 앓다님. ,...그리고 우리 섬을 사랑하고 자주 들르는 모든 식구들.자주 들르지 못하는 바쁜 식구들....눈도장만 찍고 가는 유령식구까지.......모~~~~두 모두
따뜻하고 의미있는 성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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